영화·드라마 촬영 충북 명소는 어디?
'7년의 밤' 장동건이 복수 절규하던 곳은 대청댐
흥행대박 영화 촬영지 주목...인기 관광지 부상
최근 5년간 드라마 등 100여 편 이상 장소 제공
청주시·충북도, 문화산업발전 차원 제작지원 올인

오영제 역의 장동건이 "어떤놈이 그랬는지 똑같이 갚아줘야지"라며 절규했던 장면은 대청댐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사진은 대청댐 전경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한국 소설의 한 획을 그은 정유정의 베스트셀러 '7년의 밤'은 지난 3월 28일 영화로 개봉됐다. 

영화는 최정상급 남자배우 류승룡과 장동건이 나란히 캐스팅돼 제작단계부터 관심을 끌었다. 메가폰을 잡은 추창민 감독은 원작이 성악설을 다뤘다고 보고, 부성애를 강조한 심리 영화에 초점을 뒀다. 7년전 그날 밤. 인적이 드문 세령마을의 댐 관리팀장으로 부임을 앞둔 '최현수(류승용)'. 최현수는 가족이 지낼 사택을 보러 가는 날 안개가 짙게 깔린 세령마을 입구에서 갑자기 뛰어나온 여자아이를 치어 교통사고를 냈다. 그 아이는 바로 세령마을의 유지이자 치과원장인 '오영제(장동건)'의 딸 세령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딸 세령은 오영제의 폭력을 감당하지 못해 탈출하다 사고를 당한 것. 오영제는 딸을 죽인 가해자를 찾는 과정에서 최현수를 향한 복수의 칼을 갈게 된다.

딸의 시신을 찾고자 굿판을 벌이며 "어떤놈이 그랬는지 똑같이 갚아줘야지"라며 절규했던 그 장면. 바로 청주 대청댐에서 촬영됐다. 스산한 분위기와 복수심에 찬 아버지의 심리를 그려내는 데 제격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3월 14일 개봉한 소지섭·손예진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연인이었던 '수아(손예진)'와 '우진(소지섭)'. 기억을 잃고 나타난 '수아'는 '우진'이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녀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에 젖은 '우진'과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그와의 이야기가 궁금한 '수아'. '우진'이 들려주는 첫 만남, 첫 사랑, 첫 데이트, 첫 행복의 순간을 함께 나누며 '수아'는 '우진'과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소지섭·손예진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영동군 상촌면 대해리와 궁촌저수지, 양산면 수두리가 촬영 무대였다. / 영동군 제공

소지섭·손예진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영동군 상촌면 대해리와 궁촌저수지, 양산면 수두리가 촬영 무대였다. / 영동군 제공

4월 20일 기준 259만명의 누적관객을 보이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이 영화는 영동군 상촌면 대해리와 궁촌저수지, 양산면 수두리를 배경으로 아름답고 가슴 따뜻한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영동에서 전체 상영시간의 3분의 1을 할애했다. 이 영화는 충북도 문화산업의 일환으로 충북도와 영동군에서 제작지원한 사업으로 영화 흥행을 주도해 촬영지인 영동군이 떠오르는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충북이 '촬영 명소'로 부상한 이유는 지리적 접근성이 용이한 점,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장소이며 인적 인프라 구축이 잘 돼 있기 때문이다. 
 
김경식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는 "2009년 카인과 아벨을 시작으로 '레디고 청주'를 제안했고 2010년부터 '레디고 청주' 사이트를 오픈에 1년에 30~40곳의 촬영하기 좋은 장소를 업데이트 했다"며 "이렇게 업데이트 된 사이트를 영화사나 드라마사에 전송해 영상 콘텐츠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줬으며 지난해 영상문화도시까지 선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2000년 1월 1일 개봉후 2018년 4월 26일 재개봉한 설경구 문소리 주연의 '박하사탕'은 설경구의 "나 다시 돌아갈래"의 대사 장면으로 유명한 기찻길은 제천 백운면 애련리 진소마을과 충주 삼탄이 이어지는 장소로 이미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곳이다. 

청주 성안길을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 '베테랑' 스틸컷 / 다음영화 제공

2015년 8월 5일 개봉한 '베테랑'도 청주의 성안길에서 촬영했으며 특별출연한 마동석이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라며 등장한 곳이 실제 아트박스가 있는 성안길로 청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2015년 9월 24일 개봉한 '서부전선'은 설경구와 여진구가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 서부전선에서 맞닥뜨리게 되며 전개되는 스토리로 충주의 비내섬에서 촬영돼 이곳도 유명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다. 
 

2015년 12월 31일 개봉한 '내부자들'은 단양의 새한서점이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5년 12월 16일 개봉한 조선 최고의 명포수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를 찍은 장소는 제천의 작성산과 금월봉으로 대호의 기운을 잘 살려줬다. 또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송중기·송혜교 출연의 '태양의 후예'는 충북대병원에서 촬영했으며 지난해 겨울 옛 연초제조창 세트장에서 촬영한 '레전드'는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에서 숲 속 헌책방 '새한서점'을 운영 중인 이금석(60)씨가 11일 서점 한 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시스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에서 숲 속 헌책방 '새한서점'을 운영 중인 이금석(60)씨가 11일 서점 한 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시스

배우 권상우와 이정현이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놈놈년'도 오는 5월 청주에서 크랭크인 할 예정이다. 이처럼 최근 5년간 충북에서 촬영한 영화나 드라마는 총 100여편이 넘는 것으로 집계 됐으며 장면 곳곳에 충북의 자원이 숨어 있어 앞으로 무궁무진한 콘텐츠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역문화산업 발전의 일환으로 제작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도는 드라마테마파크와 스토리 창작클러스터 조성도 진행중이다.
 
이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충북 콘텐츠를 관광 코스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화 '덕혜옹주' 촬영지인 제천 원박리 폐터널 모습 / 청풍영상위원회 제공
영화 '덕혜옹주' 촬영지인 제천 원박리 폐터널 모습 / 청풍영상위원회 제공

 

영화 '군함도'의 촬영지인 제천 엽연초수납취급소 세트장 모습 / 청풍영상위원회 제공
영화 '군함도'의 촬영지인 제천 엽연초수납취급소 세트장 모습 / 청풍영상위원회 제공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 성심학교 소재 영화 '글러브'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 성심학교를 주제로 한 스포츠 감동 드라마 ‘글러브’(감독 강우석) 스틸샷 / 뉴시스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 성심학교를 주제로 한 스포츠 감동 드라마 ‘글러브’(감독 강우석) 스틸샷 / 뉴시스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 성심학교를 주제로 한 영화 '글러브'는 2011년 1월 개봉해 10점 만점에 8.9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얻은 바 있다. 
 
실제 충주에 있는 학교를 모티브로 한 '글러브'는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가득한 아이들과 대한민국 최고 간판투수가 만들어내는 감동 드라마를 영화로 표현한 작품이다.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고 간판투수였던 김상남(정재영)이 음주폭행에 야구배트까지 휘둘러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이미지 관리나 하라는 매니저의 손에 이끌려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성심학교' 임시 코치직을 맡게 된다. 
 
실력은 있지만 들리지 않아 공이 떨어지는 위치도 못찾고 말을 못해 팀 플레이도 안되는 성심학교 야구부. 그들의 목표는 전국대회 출전이었지만 상남은 그들을 믿어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글러브만 끼면 치고 달리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묘한 울컥함을 느낀 상남은 아이들과 진심으로 함께해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공항신 촬영지로 '가성비 갑' 청주국제공항

청주공항 내부 모습 / 김용수
청주공항 내부 모습 / 김용수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공항신의 상당수가 청주국제공항에서 촬영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리적 접근도 용이 하지만 시간당 대여 비용도 2만원~2만 5천원 선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청주국제공항이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공항신을 찍는데는 제격이라는 평가다.
 
청주에 사는 시청자 A씨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공항신을 거의 청주에서 찍었다니 신기하다"며 "앞으로도 청주의 명소가 TV나 영화에 자주 등장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출품작 1천409편 접수 '역대 최다'

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 모습 / 뉴시스
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 모습 / 뉴시스

오는 8월 9일부터 14일까지 제천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1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1천409편의 영화가 접수 되며 역대 최고 많은 작품이 출품됐다.
 
전체 출품작 중 국내 음악영화의 출품작 수가 대폭 증가해 지난해와 동일한 출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장편은 15%, 단편은 약 66%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에서 음악영화가 대중들에게 친숙한 장르로 자리잡고 있으며 음악영화 제작 또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위플래쉬', '라라랜드', '코코' 등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 받으며 음악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 할 수 있다.
 
한편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사무국은 내달 25일까지 음악영화 프로젝트 작품을 공모중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