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소희엄마는 빠듯한 살림을 쪼개 한달에 10만원씩 7년동안 넣으면 1천만원을 조금 넘게 타는 적금을 들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을 둔 그녀는 7년후에 중학생이 되는 딸의 과외비에 그 적금을 쓸 계획이다. 그때 가서 과외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느니 지금 조금 힘들어도 과외자금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녀의 소박한(?)인지, 거창한(?)인지, 하여튼 그녀의 굳은 의지다.

사실 동네 아줌마 친구들과 차를 마시다 보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자녀교육이다. 몣안 시키자니 불안하고, 시키자니 아이가 불쌍하고…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다몤는 것이 우리들의 결론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는 예체능학원과 집에서 하는 학습지 한둘이 기본이고 고학년이 되면 전과목 학원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초등학교까지는 그런대로 괜찮다.

문제는 중학교부터. 올해부터 고입선발고사가 없어지면서 평소의 성적이 중요해져 중학교 한 학급에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는 고작 4∼5명이라고 한다. 거기다 학원을 다녀온 후 영ㆍ수 과외를 또하는 아이들도 많다. IMF이후 사회는 점점 양극화되고 이제는 가난한 집들도 무리를 해서라도 자녀에게 과외를 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깊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과외비 때문에 아빠가 부정부패와 손을 잡기도 하고, 과외비 때문에 엄마가 술시중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과외비 때문에 이 나라를 등지고 이민을 가지도 한다. 과외비 때문에 둘째를 포기하는 가정도 있다고 한다. 과외비 때문에 전해지는 소식들이 가히 해외토픽 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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