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 이경자 첫 여성 보은경찰서장

지난해 12월 26일 보은경찰서 첫 여성서장으로 부임한 이경자 서장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맞춤형 체감행정을 추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보은경찰서 개청이후 첫 여성서장으로 부임한 이경자(56) 서장. 친근한 외모와 붙임성 있는 말씨 등 특유의 온기와 친화력으로 지역 민심을 사로잡으며 "서장님~ 우리 서장님~"을 연발케 하고 있다. 이 서장은 '경찰은 공기와 같은 존재'임을 강조하며, 소통과 화합을 통한 협력치안에 집중하고, 특히 노년층이 많은 보은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역맞춤형 체감행정을 적극 추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 1년이라는 정해진 시간 속에 벌써 부임한지 100일이 훌쩍 지나 하루 하루가 너무 아깝다"는 이 서장을 만나 그동안의 보은생활을 들어봤다.


#고향 경주 시골마을과 너무 닮은 보은에 애정

"보은은 제가 자란 고향 경주의 시골마을 풍경과 너무 비슷해요. 타임머신을 타고 고향으로 온 기분입니다. 제가 이 곳에 있는 동안 지역주민들에게는 '경찰이 내 옆에 있다, 경찰이 항상 내 곁에 있어 안심이다'라는 마음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직원들에게는 출근하고 싶은 즐거운 일터가 되는 것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라는 마음으로 이를 성심껏 실천하고 있습니다."

경찰 입문 31년 만에 첫 지휘관으로 생활하게 된 보은은 이 서장에게 특별한 곳이다. 고향 경북 경주 안강읍 옥산리와 풍경이 너무 닮아있고, 만나는 어르신들은 엄마를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계명대 영문과와 연세대 경찰사법행정과 석사를 마친 이 서장은 서울시 치안본부 경찰국 외사, 경찰청 외사국 외사수사 인터폴, 경기청 부천 남부 소사서 정보보안과장, 서울청 경무부 경무계장, 제주지방청 청문감사담당관을 거쳐 보은경찰서장으로 지난해 12월 26일 부임했다.

이 서장은 부임 첫 행보로 치안현장 일선인 지역경찰관서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노인정, 주민복지회관 등을 방문해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친근한 소통행보를 보여줘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경찰서 민원실 일일체험을 통해 주민들의 다양한 소리를 직접 듣고, 탄력순찰보고회 및 설명회를 개최해 주민 맞춤형 치안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어르신을 위한 관심, 조심, 안심 '삼심(三心)운동'

어르신들이 많은 보은지역의 맞춤형 치안시책인 '삼심(三心)운동'. 가가호호를 방문해 딸처럼 세심하게 어르신들을 살피는 이 서장.

이러한 현장탐방을 통해 탄생한 지역 맞춤형시책이 '삼심(三心)운동'이다. 삼심운동은 '관심, 조심, 안심'의 줄임말로, 이 서장이 부임해 지역 현황을 파악하던 중 도내에서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점에 착안해 사회적 약자인 어르신들의 안전한 삶을 지켜주기 위해 탄생됐다.

현재 보은군내에는 독거노인 3천3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경찰이 가가호호(家家戶戶) 방문을 통해 거주지 지구대, 파출소 및 긴급신고 번호가 인쇄된 스티커를 전화기 주변 잘 보이는 곳에 붙여주고, 범죄예방은 물론 교통사고 예방교육까지 실시해 어르신들이 범죄와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차량과 농기계를 소유하고 있는 어르신의 경우 배려운전 유도를 위한 '실버마크와 고휘도 반사지 부착'도 병행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치매노인·실종아동 광범위한 수색에 드론 활용

지난 3월에는 피스퀘어(주)(대표 안진섭)와 드론을 활용한 위기청소년 지원사업 및 실종아동·치매노인 등 사회적 약자 조기발견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국에서 최초로 추진하게 된 이 'Drone Bee(飛)사업'은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는 치매노인·실종아동 수색에 있어 인원동원이 어려운 산악지역이나 광범위한 지역 수색시 드론을 활용해 보다 촘촘하고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함을 물론 학교 밖 청소년 및 결손가정 등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방황하고 있는 위기청소년들에게 드론 국가자격증 교육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해 자격취득을 지원하게 된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심리적 안정과 관심은 물론 일자리 제공까지 연계할 계획이어서 4차 산업혁명을 반영한 새로운 청소년 선도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 곳곳 누비며 스킨십…다음달 생애 첫 주례도

보은경찰서는 지역 자율방범대와 반딧불이 어머니 방범대 등과 협력해 합동순찰을 강화하는 공동체 치안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서장은 읍내지구대 및 자율방범대, 어머니 방범대와 함께 범죄취약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는 등 공동체 치안체계를 구축하는가 하면, 각 학교 녹색어머니회 임원 및 모범운전자회, 한국BBS 충북연맹 보은지회,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청소년 문화의집 등 청소년 관련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청소년 보호와 선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4일에는 보은노인복지대학에서 어르신 120명을 대상으로 직접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예방교육을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이날 이 서장은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는 사례위주의 설명으로 교육의 효과를 높였으며,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트로트 '안동역에서'를 열창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강 후 한 어르신으로부터 손자 결혼식 주례 부탁을 받아 다음 달 생애 첫 주례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우리 딸 같다"며 손을 잡아주고 행복해 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이 서장은 이날 강연이후 기타 레슨을 받고 있다. 올 가을 열리는 보은대추축제에서 '무조건', '내 나이가 어때서', '소양강 처녀' 등을 연주하는 것이 꿈이다.


# 직원들 위해 60인분 비빔국수 직접 만들어 '화제'

이경자 서장이 직원들을 위해 60인분의 비빔국수를 직접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경찰의 고유업무인 지역 치안정책과 함께 이 서장이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보은경찰가족들의 직무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1·1·2 소확행 운동'이다.

지난 2월 발대식을 갖고 본격 추진에 들어간 '1·1·2 소확행 운동'은 하루에 한 가지 이상 분야에서 2명 이상의 직장 동료와 작지만 실현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자는 것으로 조직에 생기와 역동성을 불어넣기 위한 시책이다.

이와 함께 이 서장이 변화를 시도한 것이 식당문화다. 서울청 복지계장 근무시절 '브런치 코너'를 신설해 호평을 받았던 경험을 살려 밥뿐이었던 식단을 밥, 토스트, 라면 코너로 세분화했다. 격무에 시달리면 입이 깔깔해 밥맛이 없는 직원들을 위해 빵, 토스트기, 잼, 계란 후라이, 우유를 비치하고, 직접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코너도 만들었다.

지난 4월 11일에는 60인분의 비빔국수를 직접 만들어 직원들의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서장이 "퇴임 후엔 우리 가족들이 맛있어 하는 비빔국수를 주메뉴로 하는 국수집을 할 생각이다"라는 말에 한 직원이 "그럼 우리가 먼저 맛을 봐야죠" 한 것이 계기가 돼 직접 앞치마를 두루고 60일분의 비빔국수를 뚝딱 만들어냈다. 서장이 직접 만든 비빔국수를 맛본 직원들은 "150명의 보은경찰 가족을 향한 마음이 엄마 같고, 누나 같다"며 "경찰생활을 하면서 상상도 못한 일"이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또 여성경찰관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샤워장이 딸린 여성휴게실 설치도 공사에 들어가 6월부터는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3만4천명 보은군민 모두 다 만나고 가고 싶어"

'항상 주민 곁에 있는 경찰'이라는 안도감을 주기위해 언제나 제복을 입고 현장을 누비는 이 서장. "보은에 있는 동안 주민들에게는 경찰로서 하고 싶은 일을 후회없이 다 쏟아놓고, 직원들에게는 최대의 복지·최대의 사기를 부여하고 싶다"는 이 서장은 "앞으로 불법 주·정차 등 고질적인 보은읍내 교통문제를 주민들과 함께 해결하고, 아주 조심스럽고 말로 함부로 표현할 수 없는 목표지만 교통사망사고 제로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부임 첫 날 기자와의 티타임에서 "제가 오늘 첫 출근을 하면서 '내가 보은에 있는 동안 3만4천명의 보은군민들을 다 만나고 갈 순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왔습니다" 라는 이 서장의 진심어린 소망이 그리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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