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향년 86세의 일기로 타계한 한국경제계의 거목인 현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빈소에 정ㆍ관ㆍ재계 등 사회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 「왕 회장」으로 불리운 그는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나 가난과 배고품을 극복키 위해 아버지가 소판돈 70원을 들고 가출, 오늘의 현대를 일구어 냈다. 재계는 그가 걸어온 드라마 같은 인생역경을 한국 경제발전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평한다.

한마디로 그가 남긴 생애는 파란만장한「빛과 그림자」로 대비된다. 구체적인 사례를 일일이 거론치 않더라도 68년 세계 최단기간 완공기록의 경부고속도로건설,자동차산업 진출,그리고 그는 86년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에 엑셀을 수출,5만2400대를 팔아 58년 프랑스 르노가 세운 수출개시 1년간 최다판매 기록을 불과 4개월만에 갈아 치워 기염을 토했다.

또 조선소 부지만 선정해 놓고 선박건조를 수주하는 등 현대중공업을 창업했고,서산간척지 개발,그리고 아무도 생각치 못했던「유조선 투입」물막이 공사,이어 서울 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은 그는 88서울 올림픽유치에 성공, 한국을 세계속에 널리 알렸으며 더불어 우리 체육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왕 회장」은 92년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은후 대선에 출마,패한뒤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허나 그는 86년 고령에도 불구,소떼를 몰고 방북,금강산 개발 등 남북화해의 물꼬를 트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기도 했다. 유명을 달리한 그의 생애 중 어두운 면도 있지만 생전에 보여준 「왕 회장」의 근면성과 기업ㆍ나라사랑 정신 등은 분명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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