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체제를 거치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은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기댈 곳이 마땅치 않아 고리 대금업자에게 손을 빌리지만 고리 사채는 연리 1백%가 넘어 2백%에 이르니 가히 살인적이다. 그러니 이자가 이자를 부를 수 밖에 없다. 갚는다 해도 원금은 줄어 들지 않으니 가정은 파탄되고, 고리 이자를 받기위한 과정에서 온갖 비인간적인 횡포가 자행되고 있다.

결국, 인간성마저 파괴되어 사채업자와 채무자 간의 죽고 죽이는 살인사건이 발생되기 일쑤다. 지난 27일 빚 독촉하는 50대 여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한 살인사건을 비롯해 최근 증평지역에서 한달여동안 잇따라 발생한 3건의 살인사건도 전부「돈」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밝혀져 돈의 위력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전국적으로 고리대금 업자가 1천4백여개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고, 충북만해도 90여개에 이른다고 하니 폭발적 증가세다.

이자가 이자를 부르는 고리대금업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가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정부가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진 「금융이용자 보호법」만으로는 독버섯처럼 번지는 고리대금업의 싹을 자르기에는 부족하다는 여론이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악덕 고리대금업자나 해결사를 고용해 폭력과 납치를 일삼는 업주는 사회에서 추방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여론에도 불구 정부는 시장경제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명목으로 「대금업법」추진을 보류하고 있는 모양이다. 1천만원을 빌려쓰고 2천만원을 갚는 나라가 한국말고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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