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비전' 주력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TF팀 꾸려 부정부패 원천봉쇄
최종 합격자 결정 권한 위임
원칙주의 공정인사 문화 정착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청산하고 혁신과 지역 공헌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창립 44주년을 맞아 'KGS 2025 비전 선포식'을 갖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사장이 미래의 혁신 경영 방침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청산과 혁신, 탈권위와 변화. 취임 100일을 맞은 한국가스안전공사 제16대 김형근 사장의 지난 석달여의 행보를 평가한 키워드다.
 
충북 청주 출신의 김형근 사장은 의전을 간소화하고, 차에 오르고 내릴 때 비서나 직원들이 문을 열어주거나 가방을 들어주는 '권위'를 없앴다. 해외출장길에도 자신의 캐리어를 직원들에게 대신 들게 하지 않는다. 항공좌석은 이코노미 클래스를 타고, 숙박도 특급호텔을 이용하지 않는다. 공사의 각종 보고문서에는 '사장님'에서 '님'자를 뺐다. 경비와 직원들에게도 사장인 그가 먼저 머리를 숙여 인사를 건넨다.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받고 있는 김형근 사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 계획 등을 들어봤다. / 편집자

 

취임후 100일간의 시간을 평가한다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고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대안을 찾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채용비리와 관련 인사혁신을 하면서는 내적인 괴로움도 있었다. 사장의 6개월 공백 때문에 조직이 경직돼있었다. 소통을 위해 탈권위, 의전 간소화로 나를 낮추고 내가 다가가자고 생각했다. 이제 조직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5일 열렸던 기재부 주최의 공공기관 워크숍에서 국민신뢰회복분야 모범사례를 발표한 것은 가장 큰 기쁨과 보람의 순간이었다. 정부로부터 가스안전공사가 불신과 오욕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났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취임식에서 공공기관으로서 새롭게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가장 변화시키고 싶은 분야는.

국민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공사가 재도약하기 위해 '청산과 혁신TF'부터 꾸렸다. 두달동안 학계와 업계, 전문가 등과 함께 토론을 거듭해 '낡은 관행 청산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과 '참여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8가지 실행과제를 확정했다. 공사의 신뢰회복을 위해 조직 내 부당하거나 부패를 유발하는 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생각이다.

 

지난 2월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채용비리로 인해 탈락했던 피해자들을 전원 구제해 주목을 받았다. 달라진 채용·인사시스템을 설명해달라.

지난해 채용비리로 인한 인사문제가 불거지면서 채용시스템뿐만 아니라, 조직, 인사, 평가, 검사 등 공사 업무 전반에 걸친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 특별전형을 폐지하고, 채용 전 과정에 대해 블라인드화하고, 면접위원 중 외부위원을 1/2이상으로 확대 등 부정 채용과 재량권을 남용할 수 있는 개연성을 원천 차단하도록 바꿨다. 특히 최종합격자 결정 권한을 사장이 아닌 인사위원회로 위임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인사비리와 관련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징계도 강화한다. 면접위원 명단 사전유출, 순위조작 등 비리에 가담한 사람에 대해 처벌규정을 신설했다.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청사 내 1층 로비에 설치된 'KGS 2025 비전 선포' 조형물 앞에서 새로운 도약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청사 내 1층 로비에 설치된 'KGS 2025 비전 선포' 조형물 앞에서 새로운 도약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지난 2월 창립 44주년을 맞아 'KGS 2025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어떤 부분을 약속했나.

2025비전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고의 가스안전 책임기관'을 선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8대 경영목표를 설정했다. 그중 첫번째는 공사의 설립목적인 '안전관리 영역'으로 가스사고 예방으로 인명피해를 줄이고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가스안전망 구축사업 중 대표적인 것이 '서민층 가스시설 개선' 사업이다. LPG호스를 금속배관으로 무료로 교체해주는 것으로 2011년 시작해 2017년까지 55만 가구가 혜택을 받았다. 올해에도 120억원을 투입해 4만9천여 가구에 대해 추진한다.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충북 혁신도시에 입주했다.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한국소비자원, 법무연수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 현재 10개 공공기관이 음성·진천 혁신도시에 입주해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첫 입주한 맏형으로서 정주여건 개선, 혁신도시 활성화 등을 위해 지자체와 매개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 
 
또 지역상생 차원에서 올해 지역인재 채용 목표를 정부목표보다 3% 초과한 21%로 설정해 2022년까지 30% 채용을 조기에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대학과 연계한 취업설명회 등 지역인재 채용에 힘쓸 계획이다.

 

주차장, 체육관 등 공사의 시설을 개방했는데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시설개방은 지역과 상생하기 위한 노력의 첫 걸음이다. 지난 1월부터 주말과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본사 주차장을 전면 개방하고 있다. 실내체육관과 천연잔디 운동장, 테니스장, 450명 규모의 강당도 사전 협의를 거쳐 무료로 내주고 있다.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고 지역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가스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그 피해가 막대하다. 최근 10년간 1천341건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통계도 있다. 가스안전을 어떻게 강화해나갈 생각인가.

현재 가스시설과 관련한 내진설계 기준은 모두 마련돼있으나, 일부 정압기실과 가스배관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내진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압기실 3천72개소, 가스배관은 2만2천777㎞에 대한 내진성능을 확인하고 내진성능이 부족한 시설은 보강을 추진할 방침이다.

 

세계경제 불황에도 가스제품 해외수출액은 전년대비 5.2%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가스 안전관리뿐 아니라 해외사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스안전관리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높은 기준을 채택해 적용하고 있다. 100만 가구당 가스사고 사망자 수가 2013년 7.4명에 달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4.9명으로 낮아졌다. 가스안전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스안전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해, 국내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2011년 시스템 구축 지원 MOU를 체결하고, 최초로 가스안전관리 자문관을 파견했다.

 

임기 3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가스안전산업을 활성화시켜 가스산업을 통해 재정을 축적하고 안전관리사업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 또 하나는, 가스안전체험관이 없는데 임기 안에 가스안전체험관을 건립해 교육, 홍보, 안전문화 확산 등을 챙기고 싶다. 

 

김형근 사장 주요 이력

-충북 청주 출생

-청주고, 충북대 졸업

-제9대 충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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