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서인석 국장겸 음성·괴산주재

나용찬 괴산군수 / 중부매일 DB
나용찬 괴산군수 / 중부매일 DB

괴산군수가 또다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결국 낙마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직위상실형을 선고받은 나용찬 괴산군수(64)가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음에 따라 군수직을 내려 놓게 된 것이다. 나 군수는 지난 2016년 12월 14일 견학을 떠나는 괴산지역 사회단체 모 간부에게 "커피값에 쓰라"며 찬조금 명목으로 현금 20만원을 준 혐의(기부행위금지 위반)로 기소됐다. 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해 3월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의 돈은 "빌려준 것"이라고 발표한 혐의(당선 목적의 허위사실공표)를 받아 낙마하게 된 것이다. 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비록 적은 금액이라 하더라도 후보자 본인이 직접 범행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고, 기자회견 형식의 허위사실공표도 선거에 미친 영향이 컸다"며 원심과 같은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나 전 군수는 지난해 4월 12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 1년여 동안 군정을 잘 이끌어왔으나 이날 직위상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군정은 박기익 부군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역대 괴산군수 가운데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낙마한 것은 나 군수를 비롯 임각수, 김환묵 전 군수 등 이다. 특히 이번에 나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중도에 낙마하면서 괴산군은 민선 1∼6기 모두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민선 지방자치 부활 이후 선출된 괴산군수 4명이 피고인이 되는 불명예를 갖게 됐다. 결국 선거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불명예를 안게된 것이다.

'무소속 3선 신화'를 쏜 임각수 전 괴산군수(민선 4∼6기)는 2016년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의 확정 판결을 받아 직을 상실했다. 농지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또한 김문배 전 괴산군수(민선 3∼4기)도 2000년 6월 재선거로 군수직을 이어받아 재선까지 성공했으나 자신의 부인이 직원 부인들로부터 승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뇌물수수 혐의로 퇴임 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기도 했다.

서인석 국장겸 괴산·음성주재
서인석 국장겸 괴산·음성주재

여기에 지난 1995년 초대 민선 괴산군수에 이어 재선(1998년)에 오른 김환묵 전 군수(민선 1∼2기)도 경로당 등에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은 원심이 대법원에서 확정돼 2000년 4월에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첫 중도 하차한 단체장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처럼 1995년 2018년 4월까지 23년 동안 재선과 3선에 성공한 괴산군수들이 연이어 죄를 저질러 처벌 받으면서 이번에 또 다시 나 군수까지 중도 낙마한 것이다. 괴산군 민선 1기부터 6기까지 모든 군수가 중도 낙마하는 오욕의 괴산군 역사를 남겼다. 이는 곧 재보궐선거로 이어지면서 군민들 불신은 팽배해지고 있으며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결국 피해는 군민들이 입고 있다. 다시는 이런 가슴아픈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즉 괴산군수들의 수난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어떤 사람을 뽑아야 현명한 선택이 될지 괴산군민들은 이제 꼽씹을 때가 됐다. 두 번 다시 괴산군수가 중도 낙마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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