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흥덕파크자이, 1순위 청약 미달…잔여 물량 447가구
천안 힐스테이트, 443가구 일반 분양...0.31대 1의 저조한 경쟁률

제72주년 광복절인 15일 청주일원에 하루 종일 산발적인 비가 내린 가운데 한 아파트단지에는 태극기 게양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심한 눈·비와 바람 등으로 태극기 훼손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태극기를 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김용수
자료 사진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서울과 일부 수도권에서 아파트 '로또 분양'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지역은 공공택지와 민간개발공원 등의 분양에서는 성공신화를 이어가는 반면 일부 지역은 미분양이 쌓이면서 침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부터 현재까지 지방(광역시 제외)에서 분양에 나선 14개 단지 중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단 1곳에 불과했다. 그나마 2개 단지는 가까스로 2순위에서 주인을 찾았으나 나머지 80%인 11개 단지는 모두 미달된 채 청약을 마쳤다. 1순위 청약 신청자가 단 1명도 없는 '청약 제로' 단지도 속출했다.

실제 GS건설 '청주 흥덕파크자이'가 청약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청약 접수 건수가 단 3건에 불과, 대부분 가구가 잔여 물량으로 나왔다. 일반 분양 모집 가구 450가구 중 447가구가 잔여 물량이다.

25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전날 청약을 시행한 이 단지는 5개 평형 모두 1순위 청약이 미달했다. 특히 단 한 건의 청약이 접수되지 않은 평형도 3개였다. 66㎡, 77㎡, 84A㎡은 1순위 해당 지역, 1순위 기타 지역에서도 청약 접수 건수가 0건이었다.
84A㎡은 1순위 해당 지역에서 2건, 84C㎡는 1순위 해당 지역에서 1건이 접수됐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오송가락로 1015 일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집단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단지 평균 분양가는  2억2천600만~2억8천700만원 등이다.

또한 현대건설이 충남 천안에 선보인 '힐스테이트천안'도 443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138명이 청약 신청하는데 그쳐 0.31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로또열풍 등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시장 소식이 전해지다보니 전체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은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수 있다"며 "규제강화,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입지가 확실한 단지에만 청약수요가 집중돼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약 부진이 지속되면서 미분양물량 적체도 심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903가구로 전월(5만9천104가구)보다 3% 늘었다. 11개월만에 최대 수준이다. 이 중 지방의 미분양이 5만933가구로 83.6%를 차지했다. 지방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7월(4만2천165가구)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8천440가구를 기록해 5년여만에 8천가구를 넘어섰다. 다 지어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해 '빈집'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지방 미분양이 늘어난 것은 지역 경제 침체, 부동산 규제 등에 따른 수요위축과 공급과잉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몇 년 간 지방 개발사업과 분양시장 호황으로 많은 아파트가 공급됐다. 2분기에도 상당한 공급 물량이 예정돼 있어 미분양 문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분기 지방 중소도시 분양 예정물량은 약 3만1천43가구(부동산114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늘어난 규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미리 잡아놓은 사업장의 분양일정을 계속 연기시킬 수만은 없다보니 물량 밀어내기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각 지역에 맞는 수급 조절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