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식목일이자 청명, 한식날이다. 전 국민이 나무 심기에 한창인데 현해탄 건너 일본 열도에서는 비뚤어진 나무 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속담에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모름지기 나무 심기는 묘목이 좋아야 잘 자라고 알찬 열매를 맺는 법이다.
 역사 또한 나무심기와 매한가지다. 그른 역사를 심어놓은면 후대에 고치기가 매우 어렵다. 잘못된 역사를 배운 사람들은 이미 뇌구조가 그쪽으로 굳어지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일본의 역사 나무는 떡잎 부터 노랗다.

 우리고장 출신인 단재 신채호 선생은 일본의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민족사관의 나무를 심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일본은 또 식민사관을 고집하며 교과서에서 조차 극우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역사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를 기술하는 것이다. 이긍익은 그의 역저 연려실기술을 통해 [술(述)하되 작(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은 역사의 기술에 있어 고전이 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역사를 보는 눈이 비뚤어져 있다. 작금의 일, 역사교과서 왜곡이 보여주듯 술(述)하는 것이 아니라 작(作)하고 있지 아니한가.
 이번에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라는 단체가 집필한 내년도 일본 역사교과서가 수정을 거쳤다고 하나 상당수 왜곡된 부분이 있음에도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했다.
 이번에 통과된 일본 역사교과서는 학계에서 이미 지적했듯 오류 투성이다. 고대사를 보면 3세기경 일본이 한반도의 남쪽 일부를 지배했다는 소위 임나(任那) 일본부설(日本府說)이 또 등장하고 있다.

 이는 니시다시(西谷正) 등 일본의 양심적 학자들에 의해 이미 그 허구성이 입증되었음에도 식민사관의 바람속에서 여전히 고개를 들고 있다. 신라, 백제가 일본에 문물을 전해주었고 오히려 기마민족의 일본열도 정복설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음에도 그 반대로 신라, 백제가 일본에 조공했다는 잠꼬대 같은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근대사로 접어들면 일본의 눈은 더 비뚤어진다. 구한말 한반도 강제합병에 이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만행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 동북아시아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했던가.

 일본 통치로 인해 피를 흘린 역사의 자국이 아직도 선명한데 일본은 대동아 전쟁이 아시아에 도움을 줬다느니, 아시아 각국의 독립에도 간접적인 도움을 줬다느니 얼토당토 않은 역사인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태평양전쟁당시 수십만의 종군위안부가 강제로 연행되어 군수산업에 노역하거나 일본군의 노리개감이 되었던 사실을 한 줄도 넣지 않았다. 결국 일본의 우월성을 강조한 그들의 역사 교과서는 역사 기술방식에 다분히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독일은 그들의 역사 교과서에서 잘못된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있다. 아우슈비츠에서의 유태인 학살, 폴란드 침공 사실을 명백하게 기술하고 또 반성하고 있다. 일본도 독일 처럼 솔직하게 과거사를 속죄한 연후 국제무대에 나오길 바란다. 일본의 바른 역사나무 심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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