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 못한 세상 : '종전'의 경제학
경험하지 못한 세상 : '종전'의 경제학
  • 중부매일
  • 승인 2018.04.2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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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이재한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03.29. / 뉴시스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03.29. / 뉴시스

이제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국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이 공식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종전선언'으로 시작하여 평화협정으로 완성될 것이라는 내용이 주된 골격이다. 게다가 북한은 4월 20일 노동당 전체회의에서 핵 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쇄 조치를 밝혔는데, 이는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전면 중지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런 이유로 한반도에서의 종전과 평화체제가 실현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인 변화는 우리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분단도 경험했고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6·25전쟁도 경험했다. 그리고 최빈국의 입장에서 국제원조도 경험했고,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초고속 경제발전도 경험했다. 그리고 이제는 국제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IMF와 같은 경제 위기도 경험했고, 북한과의 분쟁과 외교적 위기도 심심치 않게 경험했다. 이러한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휴전' 상태에 놓여 있었다.

1950년 이후에 출생한 모든 국민은 전쟁상태, 적어도 잠재적 전쟁상태에서 계속 살아왔다. 사회시스템의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모든 체계는 전시상태를 가정해서 만들어졌다. 군복무제도 뿐 아니라 예비군과 민방위제도, 경기 북부의 도시 구조도 그렇고, 우리가 잘 아는 비무장지대와 휴전선 경비초소도 그렇다. 좀 더 크게 보자면, 정부 예산중 국방비는 약 43조원 규모로 세계 10위권이다. 우리와 비슷한 국방비를 사용하는 나라가 독일이나 일본 등이니 GDP나 정부 예산 대비 비중은 우리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다른 곳에 쓸 예산을 국방비에 더 투입하고 있다는 말이다. 더욱이 해외에서는 국가 위험이 큰 나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단지 정치적, 안보적 측면에서만 효과를 가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휴전'이라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저평가돼온 국내 기업들은 '북한 리스크'가 사라지면 온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화협정이 성사될 경우 한국 경제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개발 등과 관련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전쟁 공포'로 한국을 외면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불확실성인데, 종전논의는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궁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종전으로 우리 경제에 호재가 올 것이라는 말을 할 단계는 아니고 성급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적절한 지적도 있다. 그러나, 종전선언과 나아가 평화협정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경제상황이 뒤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북정상회담 협상 결과에 대해 관심을 갖고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재한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이재한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세부적으로 보아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비무장지대는 온대지방 거의 유일의 자연생태계 보존지역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 구역이 군사지역에서 풀려, 평화지역으로 개발되고(물론 친환경적으로) 공개된다면 아마도 예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경제적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그리고 경기 북부가 완전히 다른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다. 대북경협의 창구와 길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부담을 갖는 군복무의 방식도 변화하게 되어, 모병제 등의 도입으로 원하지 않는 군복무가 없어져 양질의 청년 노동인구가 지속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전시 가정의 동원체제(예비군, 민방위)도 변화하여 생업에 종사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기업 활동, 노동분야에 많은 변화가 수반될 것이다.

종전과 평화협정으로 인한 완전한 전쟁의 종식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우리 경제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조심조심 이 상황을 관리하여 잘 마무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 지나친 낙관론도 경계하고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그런 과정이 아마도 우리 경제구조와 기업과 가계의 재도약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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