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주도로 처음 치러진 제21회 청주 시민의 날 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종전 관주도에서 탈피, 청주시내 30개 민간예술ㆍ사회단체들이 「청주 시민의 날 행사 추진위원회」를 결성해서 마련했다.
 이번 시민의 날 축제는 청주 예술의 전당 및 청주문화원 일원, 성안길, 상당산성, 고인쇄박물관ㆍ우암어린이회관ㆍ동물원 등의 4권역으로 나뉘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많은 시민들을 즐겁게했다. 특히 각종 전시 및 공연 등의 보여주기식 행사에 치우치지 않고 많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통해 대동놀이적 성격을 강화시켰다는게 추진위측의 설명이다.

 다른 시ㆍ군도 그렇겠지만, 청주시민의 날 행사는 일년 중 청주가 가장 아름다운 때 열린다. 봄꽃과 새순들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때, 특히 청주를 대표하는 우암산과 무심천에 벚꽃, 개나리가 활짝 피는 절경 중에 열리기 때문에 더욱 각별하다.
 사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청주 시민의 날 행사는 일반 시민들이 흔쾌한 마음으로 동참하기에는 탐탁치않은 구석이 적지 않았다. 무심천변을 장악한 외지 노점상들의 상행위가 봄밤의 정취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고, 행사와 관련한 물리적 충돌 또한 목격해야만 했다. 지난해에는 기념식만 조촐하게 열렸을 뿐 축제성 행사가 전무하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진정한 축제로서의 청주 시민의 날 행사는 이제 시작됐다고도 할수 있겠다. 특히 지난 18회때 관이 주관하고 민이 참여하는 민관 절충형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 온전한 의미의 민간주도행사로 치러진 점은 의미 깊다. 그간 행사를 준비해온 공무원들의 노고를 폄하하자는게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축제란 해당 지역공동체에 거주하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청주 시민의 날 행사가 본연의 축제성과 공동체성을 확보하는 진정한 시민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민간 모두의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싶다. 사실 인구 58만여명이 살아가는 큰 도시에서의 축제란 여차하면 생색내기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기 쉽다. 이번처럼 가족단위 참여자나 참여적 행사가 많았다고는 해도 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일처럼 즐기기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추진위측도 공감하는 바지만, 앞으로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보다 치밀하게 사전준비작업을 해나가야 할것이다. 이에는 모든 시민들이 자신들의 집안잔치처럼 흔쾌히 참여할 수 있는 공감대를 조성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행사에 참여하건 않건간에 모든 시민들이 수긍할수있는 축제의 의미성이 정립돼야 하는 것이다. 또한 특정 권역을 중심으로 행사를 풀어놓는 것 뿐만 아니라 시 전역에 산재한 자생적인 행사들을 시민의 날 행사로 수렴시키는 것도 요구된다.
 반복해서 강조하거니와 청주 시민의 날 행사는 그저 놀고 즐기는 유희의 장으로서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공동체성을 확인하는 행사로 더욱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이는 청주 뿐만 아니라 충주ㆍ제천ㆍ괴산 등 다른 모든 지역에도 공통적인 요구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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