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가 25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단장 한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을 장식한 미술품을 공개 했다. 사진은 김중만 작 '천년의 동행-그 시작'. 2018.04.25. / 뉴시스
청와대가 25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단장 한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을 장식한 미술품을 공개 했다. 사진은 김중만 작 '천년의 동행-그 시작'. 2018.04.25. / 뉴시스

오늘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양 정상은 휴전선이라는 물리적인 거리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를 줄일 수 있는 데이블 폭 2018㎜에 마주앉아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세기의 담판'을 벌인다. 2000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성사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과 대북 경제제제라는 숫한 난관을 극복하고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이목이 집중되면서 '한반도의 봄'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의 3대 의제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한 관계 발전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는다면 이번 회담은 큰 의미를 갖기 어렵고 한반도 평화는 요원하다.

일단 희망적인 시그널이 보인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함께 남북 간의 획기적인 개선과 평화정착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DMZ(비무장지대)의 실질적인 비무장화 차원에서 판문점 경비병력 비중장과 DMZ내 GP(초소)의 단계적 철수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우리 국방장관과 북한 인민무력상 간 직통전화(핫라인) 개설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와 남북 합의 법제화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비핵화만 이끌어낸다면 남북한은 6.25전쟁이후 가장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국민 모두의 염원이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의 행보를 보면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이번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후에도 남북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이후 남북대화를 위해 다양한 채널로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북한 총 7번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9월 3일에는 제6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지금껏 어떤 국가에 가한 제재보다 강력한 제재를 북한에 가하고 있다"는 말대로 고강도 압박 작전이 전방위적으로 강화되자 남북 화해 무드가 시작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북제제로 초래되는 통치자금 고갈 등 '정권불안'을 탈피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트럼프대통령은 회담의 목표가 선언적 비핵화가 아니라 완전한 핵 폐기를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서 한반도 정세가 달라진다. 1998년부터 북한과 접촉해온 에번스 리비어 전 미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는 언론인터뷰에서 "한국은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북한의 덫(trap)을 조심해야한다"며 "핵 동결이라는 개념도 비핵화를 향한 환상만 키울 뿐이며 확인할 수 없는 것을 동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다. 결론은 나와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민족의 재앙이 될 핵무기의 완전한 제거에 합의하는 것이다. 그게 진정한 한반도 평화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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