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상영 유원대 경영학과 교수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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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중요성은 역사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소통을 단절하는 것은 문화를 말살하는 것과 같다. 중국 진(秦)나라는 전국시대를 종식시키고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출현시켰다. 그러나 천하를 통일한지 15년 만에 패망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후대의 평가에서는 진나라의 가장 큰 패착을 역사의 말살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바로 분서갱유(焚書坑儒)이다. 진시황은 자신을 반대하는 것이 두려워 진의 역사서 외에는 모두 불태워버렸다. 또한 생각이 다른 사람은 구덩이에 파묻어 버렸다. 당시 수많은 인재들이 땅속에 묻혔다. 역사적 소통을 두려워하고 다른 문화를 배척하는 국가는 아무리 강해도 강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 역사도 소통을 단절 당한 암울한 시기가 있었다. 일제 강점기의 일본은 우리말과 글을 금지시키고, 우리의 상고역사를 불태워 문화말살을 시도하였다. 이처럼 커다란 사건을 통해 문화와 역사 속에서 소통이 갖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소통, 그것이 우리에게 그렇게 중요한가. 결론적으로 소통은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국가와 기업과 같은 조직을 건강하게 성장시키는데 소통은 햇볕과도 같다. 소통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역사적으로는 책을 통해 수천 년을 소통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는 말과 행동, 그리고 각종 매체나 예술로서 다양하게 창달된다. 소통은 그 역사가 깊은 만큼 인간에게 중요한 것이었다. 인간이 다루는 악기는 5만 년 전에 사용하기 시작했고, 동굴벽화는 3천 년 전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또한 도서관이 4,6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을 보면 인간들의 소통은 인류역사와 함께 한 것이다. 본격적인 소통은 AD 1605년 신문 발행, 1876년의 전화 발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러한 매체나 기구가 사회활동을 활성화시켰고 과학과 기술을 발달시키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1969년 이메일이 사용되고 1980년대 이동 전화와 인터넷이 시작되면서 단문메시지(SMS), 소셜 네트워킹, 마이크로블로깅 등의 새로운 소통방식이 봇물처럼 터졌다. 특히 2007년 스마트 폰의 출현은 지구촌에 엄청난 변혁을 일으켰다. 스마트폰은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AR(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통해 혁신적인 소통 매체, 소통 방식으로 새로운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이다.

오상영 유원대 경영학과 교수 / 중부매일 DB
오상영 유원대 경영학과 교수 / 중부매일 DB

국가, 기업 등의 조직체는 소통을 통한 문화적 자산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래야만 건실한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기업 경영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상단이든 하단이든 그리고 가변적이든 구조적이든 매일 수많은 의사결정을 해야만 계획된 일을 마칠 수가 있다. 이때 다양하게 맞닥뜨리는 현안에 따라 다양한 판단을 해야 하거나 서로의 생각이 다를 때 우리는 대화하고 토론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협동하는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 소통은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그렇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소통을 단절하는 행태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소통 단절로 발생하는 부작용은 잘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부지불식 중 생산시스템은 비용을 증가시키고, 판매시스템은 원가 구조를 높인다. 소통의 부재는 목소리 큰 사람 또는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에게 권력을 집중시킨다. 합리적이고 원칙적인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없다. 역사에서 보았듯 소통은 대화, 토론, 글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러한 것이 없는 조직은 부서장의 권한으로 소통된다. 기업의 소통 부재 진단은 간단하다. 회사 분위기가 활기가 없고, 똑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낮은 직급 자의 퇴사비율이 높으면 소통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조직의 문제를 말하는 사람을 멀리하고 목소리 큰 상급자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기업은 성장을 멈추게 된다. 활발한 소통을 통해 스스로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어 낼 때 조직의 미래가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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