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법과젣제도 시책은 정부나 사람이 바뀐다 해도, 또 시간이 흐른다 해도 변하지 않는다. 한 국가의 장기 발전계획을 구상하면서 각종 시책이 조령모개식으로 왔다 갔다 한다면 이미 그 계획은 현실성을 잃어버린 뜬구름잡기식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충북도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는 정부의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용역기관 재선정문제는 한마디로 국가의 장기시책이 얼마나 중심없이 흔들리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최근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재용역을 추진하면서 이미 96년부터 2001년까지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수립 용역수행결과로 인해 국민과 전문가들로부터 적지않은 불신을 받고 있는 교통개발연구원을 또다시 선정하려는 우를 범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자민련 김종필명예총재가 국무총리로 재직 당시 제 3기관으로 용역을 주겠다고 결정했던 일이며 2000년 1월 10일 국무총리공관 조찬간담회에서 당시 이건춘전건교부장관이 신뢰할만한 제 3의 연구기관(외국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최종 결정하고 기본계획 수립시 충북도를 공식협의기관에 포함시키는 동시에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던 정부의 약속이었다.
 이같은 방침이 같은 정부내에서 총리나 장관이 바뀌었다고 정책마저 바뀌는 것은 아니고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인데 총리와 장관이 바뀌었다고 용역기관까지 재선정된다면 앞으로 누가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고 따르겠는가.
 이때문에 충북 대전 강원등 3개 시ㆍ도가 공동건의문을 채택한데 이어 도와 도의회의 비롯하여 호남고속철 오송기점역유치 추진위,지역국회의원등 각계각층이 나서 전방위적 대응에 나서며 건교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의 신뢰성 실추를 실랄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원종지사는 지난 30일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용역기관으로 교통개발연구원이 재선정된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국회를 방문, 지역출신 의원들에게 그 부당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발빠른 대응을 보였다.
 특히 이지사는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종필명예총재를 만나 총리재직 당시 결정된 일이 번복된데 대해 납득할수 없다는 입장과 분노하고 있는 도민들의 정서를 전했는데 이 자리에서 김명예총재는 오장섭건교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교통개발연구원이 재선정된 이유를 묻고 법률적으로 배제시키기 어려울 경우 제 3의 용역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개관적이고 투명하게 납득할 수 있게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한동총리도 오는 6일 해외출국전에 오장섭건교부장관과 지역출신 여야의원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도민들은 이번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용역기관 선정문제에 대해 왔다갔다하는 정부의 정책에 강한 불신감을 표출시키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김종필명예총재가 나서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김명예총재가 국무총리 재직시 결정됐던 일인데다 예산출신 자민련 의원인 오장섭건교부장관이 취임하면서 정부의 발표와 시책이 무책임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명예총재는 한때 국가정책을 맡았던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자신이 추진했던 국가 주요시책 계획에 대한 책임감과 공신력을 보여주어 신뢰성을 잃지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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