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관련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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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영혼을 고문하고 자아를 검열하고 해부하는 과정이다. 삶의 치명적인 불행에 맞닥트리지 않는 한 마음을 들여다보며 살기란 쉽지 않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생각과 감정을 통해 외부와 접촉하는 행동 주체인 자아 즉 '현실을 이끌어가는 나'를 인식하고 만나는 시간이다. 고려대 한성열 교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양심의 몫이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자아의 몫입니다. 자아가 강하지 못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대로 살 수가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 아무리 잘 알고 있다고 해도 자아가 약하면 소용이 없고 오히려 죄책감만 커질 뿐입니다."고 말한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자아를 강화시켜주는 심리치료의 과정이다. 삶을 좌지우지하는 핵심감정이 무엇이고, 살면서 직시하지 못한 기억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무엇인지,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연약하고, 인간의 본성에 박힌 악의 뿌리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마음을 들여다볼 때는 뼈아픈 고통일지라도 치부까지 숨김없이 다 끄집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아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고, 어떤 유혹 앞에 약하고 무너지는지, 어떤 시련을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고 아파하는지, 어떤 욕망과 생각이 영혼을 지배하는지 지각하게 된다.

성숙한 삶의 원천은 자아를 인식하고 자아를 조정하며 자아를 분석하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있다. 머리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도 좋지만 마음으로 자신을 살펴보고 이해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로 잘난 척하는 이기적인 본성을 지적했다.

자신의 부족함이나 약점을 가능한 감추고 남이 알까봐 방어하다보면 약점을 보완하거나 성숙한 삶 쪽으로 에너지를 쓰지 못하고 살게 된다. 약한 자아는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사는지 의식하지 못한 채 욕망을 억압하기 바쁘고, 강한 자아는 깨어있는 의식으로 욕망을 억제한다.

성숙한 삶은 바꿔야 할 불건강한 감정과 지키고 강화해야 할 건강한 감정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인정하는 마음의 성장으로 실현된다.

자아가 강하다는 것은 내면의 욕구를 왜곡시키거나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발산하는 힘이다. 칭화대 팡차오후이 교수는 "자아의식은 사람의 성격과 개성의 특징을 결정하고 개개인의 성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칩니다. 자아의식은 사람을 성공과 실패로 이끄는 방향계이고 나침반입니다.

좌절과 실패에 부딪혔을 때 적극적 자아의식은 적시에 자신을 조율하고 상처를 어루만져 마음의 어두운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반면, 소극적 자아의식은 낙담하고 기가 죽어 자포자기 하게합니다."고 말한다.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고 승화되는 방향으로 분출하는 훈련을 쌓아가는 것이 자아를 강화시키는 방법이다.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진실로 성숙하다는 것은 의식은 하되 행동하지 않는 것이고, 미성숙하다는 것은 의식하지도 않고 행동하는 것이다.

장석주 작가는 "한 인간이 스스로의 자유와 자율성을 세계와의 관련 속에서 돌아보고 조정하는 것, 그리고 상황에 맞는 도덕적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도 마음이 이성의 통제를 받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마음과 감정이 이성의 통제를 받게 되는 성숙한 삶은 건강하고 강한 자아로 완성된다. 자아가 강한 사람은 남이 보지 않아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여 말과 행동을 삼가는 신독(愼獨)의 삶을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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