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단비가 내렸지만 장기화된 극심한 봄 가뭄을 해갈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최근 물부족으로 인해 남의 논물을 몰래 빼내 자신의 논에 채운 농민이 고발되는 등 거의 생존경쟁(?)에 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것은 우리정부도 그리고 유엔도 이미 오래 전에 인정하고 있는 하루이틀전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나라는 강수량이 여름에 집중되어 이용률이 24%에 불과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생활환경의 변화 등으로 물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오는 2025년부터는 물 기근국으로 전락할 것 이라는 게 유엔의 예견이다. 이에따라 한계가 있는 공급대책 보다는 이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관리대책이 더 필요하며 이는 국민들의 물 절약 생활화로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에 공급되는 수돗물 공급량은 비교적 선진국에 속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라 중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독일의 경우 1백32ℓ 프랑스는 2백81ℓ 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무려 3백95ℓ로 알려졌다. 물절약 생활화라고 해서 거창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세수나 설거지 등 일상생활을 할 때 흐르는 수돗물에서 할 것이 아니라 받아서만 한다 해도 큰 절약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이제 「흔하디 흔해 물쓰듯 하는 물」이란 개념에서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귀한게 물」이라는 물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야 심각한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이번 봄가뭄이 암시해 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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