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절씨구 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강남 제비 올 봄에도 또 왔소/ 작년에 왔던 각설이도 죽지 않고 또 왔네/ 어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어어 품바가 들어간다/ 일자나 한 장 들고 보니/ 일락서산 해가 지니 엄마 찾는 송아지의 울음 소리 애절쿠나/ … … 밥 한술 좀 주슈.」
 일제의 수탈과 함께 6.25 한국전쟁이후 사회가 극도로 피폐했던 시절, 다리밑 움막에서 세수를 언제 했는지 모를 얼굴에 때가 꼬질꼬질한 벙거지 모자와 누더기 옷을 입고 찌그러진 깡통 밥그릇에 숫가락으로 장단을 맞추며 이같은 「장타령」을 구성지게 부르고 밥 한술을 얻어먹던 거지(장타령꾼)들이 많았다. 이들을「각설이」라 하여 「각설이 타령」이라고도 했다.
 너·나할것 없이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 이처럼 각설이 타령을 부르며 「밥 한술 좀 주슈」하면 깡보리밥 몇 술에 짠지 몇조각이라도 바가지에 담아 주던 모습이 논설기자를 비롯해 50대 이상이면 눈에 선할 것이다.
 지난날의 각설이 타령은 정과 한이 많은 우리들이 어려운 삶을 살며 서로가 느꼈던 애환을 해학적으로 담고 있어 한때는 유행가 처럼 읊조리기도 했으나 이제는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품바축제」를 통해 또다른 「사랑과 나눔」의 메세지를 던져 주고 있다.
 그런데 요즘엔 정치권 일각에서 또다른 각설이 타령이 유행하고 있는듯해 씁스레하다.

 소위 정치권에서 「대권 각설이 타령」을 부른다면 어떻게 시작될까.
 「얼씨구 씨구 나가자/ 절씨구 씨구 나가자/ 5년전에 나왔던 대권후보 각설이/ 죽지 않고 또 왔다/얼씨구 씨구 잘왔다. … …/ 너도 하는데 나는 왜 못해/ 나도 한번 나가자/ 얼씨구 씨구 나가자/ 절씨구 씨구 나가보자/ 요놈의 소리가 요래도/ 돈쪼께 많이주고 배웠소/ 아무리 대권가도 힘들어도/ 끝까지 한번 뛰겠소/ 딱 한표만 꽉 찍어줍쇼.」아마 이쯤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여·야의 대권 후보자들이 앞다투며 각도시와 강단등을 누비며 벌써부터「내가 적임자」임을 알리기 위해 서로가 큰목소리로 장타령들을 하고 있다. 또 한편에선 신당 창당설이 모락 모락 연기를 피우고 있는 가운데 「아니땐 굴뚝」이라고 연막도 함께 치고 있다.
 이와중에 공동정부라며 정부의 한 축을 이루고 일정지분을 챙기며 만만찮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자민련도 「대권 각설이 타령」을 읊조리고 나서 대권 장타령꾼임을 드러냈다.
 자민련의 고위당직자들은 물론 지구당위원장들이 「대선후보 없이 생존이 어렵다」며 「JP 명예총재를 대통령후보로의 옹립」를 외치며 「JP의 대망론」을 부르짖고 있다. 또 한편에선 이한동총리의, 서울시장후보 방안을 제시하며 민주당과의 공조청산을 촉구 하기도 했다.
 JP도 「대망론」에 대해 질문을하자 가벼운 웃음으로 특유의 선문답을 했다니 자민련의 고위당직자들이 JP 앞에서 부른 「대권 각설이 타령」이 좋았던 모양이다.
 유권자들이 현명해서 그럴리야 없겠지만, 대권 각설이 타령을 구성지게 불러 혹시 「대권」을 잡으면 「각설이 정부」. 한낱 기우이겠지만 정치란 다 그런것 이라기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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