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온 '구두 만드는 풍경' 안승문 공장장 사연 공개
SK하이닉스 사회공헌활동 '5월 愛 크리스마스' 참여
직원 12명, 청각장애인 편견 깨고 품질·디자인 승부

대통령의 구두를 직접 만들었던 47년 내공의 구두장인 안승문 공장장이 구두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정미
아지오(AGIO)를 생산하는 사회적기업 '구두만드는 풍경'은 2일부터 4일까지 청주 SK하이닉스에서 열리는 사회공헌활동  '5월 愛 크리스마스'에 참여한다. 사진은 안승문 공장장. / 김정미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구두'를 만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폐업 4년 5개월 만에 영업을 재개한 청각장애인들의 수제 구두 브랜드 아지오(AGIO)가 청주를 찾았다.

아지오(AGIO)를 생산하는 사회적기업 '구두만드는 풍경'(대표 유석영)은 2일부터 4일까지 청주 SK하이닉스에서 열리는 사회공헌활동 '5월 愛 크리스마스'에 참여한다. 대통령의 구두를 직접 만들었던 47년 내공의 구두장인 안승문 공장장은 "대통령이 신고 있던 구두를 영업 재개 선물로 되돌려 받았다"고 깜짝 발표했다.
 
지난해 5·18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참배하는 과정에서 화제가 됐던 바로 그 '밑창이 닳은 구두'다.
 
안승문 공장장은 "화제가 됐던 구두는 2012년 국회에서 제가 직접 맞춰 제작해 드린 3족(켤레) 가운데 1족(켤레)"라며 "2족은 마모됐고, 남은 1족이 알려진 구두인데 회사 문을 다시 연 기념으로 대통령님께서 되돌려주셨다"고 감사해 했다. '대통령의 구두'는 회사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아지오의 상징이면서 자랑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에도 아지오 구두를 신고 싶어 했고, 김정숙 여사가 직접 구두를 구매하려고 알아봤지만 당시에는 폐업을 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0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문을 열었던 '구두만드는 풍경'은 경영난으로 2013년 9월 문을 닫았지만 이후 '대통령이 신었던 구두' 제작 회사로 알리지면서 4년 5개월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유시민 작가와 방송인 유희열씨는 공장 재가동을 기념해 직접 아지오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구두만드는 풍경'의 청주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식 방문은 아니지만 입소문을 타고 이미 청주 고객을 여럿 확보했다. 실측을 위해 청주를 찾은 것만 셀 수도 없을 정도. 안 공장장은 제주에서도 주문이 올 만큼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안승문 공장장은 "대통령님의 구두로 알려진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앞으로는 품질과 정직, 기술로 승부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각장애인들이 만드는데 얼마나 잘 만들겠냐는 편견을 당당히 깨고 싶어요. 그래서 가장 좋은 재료로 최고의 신발을 만들고 있습니다."
 
신발만 만들어 온 지 올해로 47년째. 안승문 공장장은 '구두만드는 풍경'의 아지오가 '대통령의 구두'를 넘어 '국민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두만드는 풍경'에는 구두를 만드는 7명의 청각장애인을 비롯해 유석영 대표, 안승문 공장장까지 모두 12명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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