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金)은 예나 지금이나 인류의 동경 대상이다. 인체의 독을 없앤다고 해 액세서리로 만들어 착용해 왔으며 한방에서는 금침을 사용하고 있다. 솔로몬의 부귀영화와 잉카의 신비, 신라 문명의 찬란함도 금을 빼놓고는 상상할 수 없다. 미국 이민의 역사도 금을 찾기 위해 서부로 몰려 들면서 오늘의 캘리포니아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이러한 금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쩌다 일식집에 가보면 금가루를 얹힌 생선회와 김밥, 심지어는 소주잔에도 금가루를 띄워 상에 내놓는다. 이러한 「금(金)음식」은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손님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에 편승해 화장품 업계도 값 비싼 순금비누와 콤팩트 등을 상품화할 정도이다. 인류의 동경 대상이자 부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던 금이 이런 용도로 사용될 줄이야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금 열풍」에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쐐기를 박고 나섰다. 금가루는 색소일 뿐 인체 건강과는 무관하다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도 일부 일식집 등 음식점에서는 금가루 음식으로 손님들을 끌기에 혈안이다. 이를 보고 있노라니 불과 몇해전 IMF 관리체제로 외환위기를 겪을 때 전국민이 금모으기운동으로 외환을 극복하자고 힘을 모았던 일이 생각 난다. 당시 이 운동은 외환을 극복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됐고 외국인들도 이를 보고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외국인들이 금을 먹고 마시는데 혈안이 된 우리 국민들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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