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신동숙 제천여자중학교 수석교사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 클립아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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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무실 창가에 곱게 핀 장미 화분이 봄 햇살을 받으며 빛나고 있다. 지난 주 수업공개에 컨설팅 위원으로 와 주신 선생님이 선물로 안겨주신 화분이다.

수업공개는 누구에게나 부담된다. 더구나 수업전문가이자 수업컨설팅 요원인 수석교사로서의 수업공개는 '상시 공개'라고 전 교사에게 공지를 해도 동료 선생님들은 바쁘시기도 하고 내게 부담될까 싶어서인지 일 년에 한 번 참관하기도 어려워해 공식적으로 수업공개를 연 4회 이상은 시행해 왔다.

올해는 3월 1일자로 새로 부임하게 된 학교가 행복씨앗학교인지라 특히 수업 혁신에 선두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과 설렘에 어깨가 더 무거웠다.

예년처럼 3월 말에 공개수업을 시행하려 했으나, 학교 특성상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으로 5교시를 끝낸 학생들을 귀가 시키고 학년별 1개 반만 남겨 공개수업을 한다기에 그것으로 대체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매년 하는 공개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달랐다.

새 학교에서의 부담감은 둘째치고라도, 전문컨설턴트 요원으로 경기도에서 협동학습 운영진이 오셔서 참관 및 협의회를 진행하는 공개수업이기에 수업경력 30여 년이 무색하게 떨렸다.

수석교사로서 전문 요원에게 수업컨설팅을 받는 입장이 되니 그도 나도 서로 송구스러움에 앞선 부담감이 더했다.

4월 둘째 주 수요일, 담당 교과인 1학년 사회 단원 중 '우리 지역 소개하기' 주제를 프로젝트 수업으로 공개하였다. 모둠별(동네별)로 내 고장 소개 지도를 스마트 폰으로도 열어 볼 수 있도록 인터넷의 통계소통지도에 학생들이 직접 제작, 입력하고 평가하는 프로젝트였다.

아이들이 잘해주어 수업은 무사히 끝나고 드디어 협의회 시간. 참관자들이 빙 둘러 앉은 협의회는 전문 컨설턴트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첫째 돌림은 무조건 긍정적 측면만을, 둘째 돌림은 질문을 나누게 하였다. '고수의 내공'을 보았다는 총평과 함께 수업의 빈틈과 개선점도 깨닫게 해주는 귀한 시간이었다.

새 학교에서 전문 컨설턴트 참관 등으로 유독 부담되었던 수업공개는 그만큼 또 다른 배움을 안겨주었다. 7년차의 수석교사로서 수년간 진행해온 나만의 컨설팅 기법을 되돌아보게 할 만한 새로운 양식과 진행방법, 수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조언 등의 컨설팅 기법도 배웠고, 함께 가는 동료 선생님들의 우정도 느끼며 보다 성숙하게 자리매김 되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컨설팅의 기법은 무수히 다양하나 그 역량은 나눔의 자리를 많이 할수록 높아진다. 수석교사의 수업공개는 단지 일방적 공개가 아닌 나눔의 자리를 위해 가장 먼저 펼쳐야 할 주제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짓이라는 '충고'가 가미된 컨설팅이 아닌 진정한 수업공개와 나눔의 자리 마련이 수석교사로서의 역할임을 새삼스레 깨닫는 하루였다.

다음 컨설팅을 갈 때는 예쁜 꽃 화분 하나 사들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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