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이 조금은 단순한, 근육질 몸매의 남성상을 하고 있다면 금강산은 결혼을 앞둔 신부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 외에도 금강산 관광에서 또 하나 폐부 깊숙히 느끼는 감정은 북한 주민들의 얼굴 표정이다. 물론 도로가에 철책이 쳐져 있어 안내원을 제외하고 악수거리의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비록 차창밖이기는 하지만 그들의 표정을 읽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북한 주민들의 표정은 크게 4부류로 나눌 수 있다. 군인들은 납인형처럼 언제나 말이 없다. 대신 눈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안내원들은 말을 많이 하기는 하지만 그 범위는 한치도 금강산 자랑으로는 벗어나지 않는다. 일반주민들은 등에 보따리를 이고 마치 절과 절 사이를 오가는 수도승처럼 끝없이 걷는다. 마지막으로 남한 사람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은 남기는 부류는 어린이들이다. 북한에서도 어린이는 어린이이고, 또 동심은 동심이다. 그들은 남한 관광객들의 이국스런 모습에 표정은 굳어 있지만 곧잘 손을 흔든다.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이 육로관광을 합의하지 못하고 빈손을 돌아왔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들은 이른바 「퍼주기의 대가」가 고작 그것이냐며 면박을 주고 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은 정치적 시각이 아닌 민족 경제학 측면에서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 끝에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이라는 단어가 자리잡고 있다. 물론 국내 경제가 어렵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 투자하는 것은 통일후 투자를 미리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편할 수도 있다. 『다음번 금강산 관광은 육로로 가고 싶다』 대부분의 금강산 관광 경험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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