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5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을 표어로, 자라나는 초·중등학생에게 기초 스포츠를 보급하고 학교 체육의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해온 전국소년체육대회는 열악한 저변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세계의 스포츠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토대가 돼왔다.
 오늘 구덕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부산시내에서 나흘간 펼쳐지는 이번 대회에는 초등부17개 종목, 중등부 29개 종목에 모두 1만5천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충북도 초등부 2백46명, 중등부 4백70명 등 28개 종목의 선수 7백16명과 임원 2백97명 등 총 1천13명이 대회에 참가,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소년체전은 충북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제2회 대회인 73년부터 8회인 79년까지 7년을 내리 우승, 7연패의 위업을 쌓았던 것.
 부모 품에서 떼어놓기에도 안쓰러운 어린 학생들이 충북의 기개를 널리 떨치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오던 모습을 기억하는 도민들이 많을 것이다. 그때의 감격을 지금까지 전해주는 것이 조각가 김지택씨의 작품인 전국소년체전 7연승 기념탑. 청주의 충북체고와 청주야구장 사이에 위치한 이 탑은 선배들의 영광을 따르려는 후배선수들에게 부담과 용기를 함께 주는 자극이 되고있다.
 이같은 충북의 7연패 위업은 소년체전의 운영방침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충북이 내리 7년동안 종합우승한 뒤 소년체전은 9회 대회 때부터 종합채점제를 폐지했다가 12회 때 이를 부활시켰다. 그리고 다시 21회인 92년부터 개인시상식만 실시하는 것으로 운영을 바꾸었으며 97년도인 26회부터는 시·도별 메달집계 발표도 폐지됐다.
 또한 대회 운영도 몇차례의 변경을 거쳐왔다. 15회 때 한곳에 집결하는 형식이 아닌 전국분산개최를 택한 이래 17회 전국분산과, 21회 4개지역 분산으로 대회를 치렀고 지난 89년부터 3년간은 전국대회 없이 시·도단위 소년체육대회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 23회인 지난 94년부터 전년도 전국체전 개최지에서 다음해 소년체전개최를 명문화함으로써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소년체전은 전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지 못하는 소외감 속에서 어린 선수들과 체육계 관계자들만의 행사로 치러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는 80년대 초부터 정착되기 시작한 프로스포츠의 열기에서 기인한다. 프로야구와 축구가 전국민의 관심을 장악한데다 최근에는 골프와 월드컵의 사전열기까지 가세하다보니 소년체전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고 찾아보기 힘들다. 하기야 전국체전마저 중앙 언론에서는 간단하게 단신 취급하는 실정이니 소년체전의 썰렁한 운동장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아직 한창 어리광부릴 나이에 스스로와의 경쟁을 선언한 어린 선수들의 늠름한 기상은 어른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침침한 체육관과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지난 1년을 달구었을 어린 꿈나무들의 최선을 다한 선전을 기대해본다. 승패와, 메달의 색깔을 떠나 이미 그들은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긴 당당한 승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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