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김금란 부국장겸 교육부장

심의보(왼쪽)·황신모 충북교육감 예비후보 / 중부매일 DB
심의보(왼쪽)·황신모 충북교육감 예비후보 / 중부매일 DB

충북도교육감 선거판이 단일화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김병우 현 교육감의 대항마로 등판한 심의보, 황신모 두 예비후보를 놓고 '보수' 또는 '우파'라는 정치색을 씌우며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출마의 변에서 '교육은 정치논리를 배제해야 된다'며 '진보니 보수니' , '좌파니 우파니' 하는 이념 논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권의 이데올로기의 선전도구로 활용되지 않을 권리, 즉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

단일화 추진 단체들은 진보성향의 교육정책을 펴고 있는 김 교육감에 대적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워 그와 반대되는 이념을 들이대는데 심의보, 황신모 두 예비후보의 성향을 보수 또는 우파로 단정 짓기에는 그들의 사회단체 이력 등을 들어 무리가 있다는 견해가 많다.

단일화를 추진하는 단체도 제각각이다. 제일 먼저 단일화 작업에 착수한 '충북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추대위)'는 심의보, 황신모 두 예비후보의 단일화 합의서 서명을 이끌어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추대위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학부모회·학교운영위원회 경력자, 퇴직 교사, 종교계·법조계 인사 등 총 24명으로 구성됐고,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 이런교육감선출본부(이선본) 등 교육감선출과 관련된 시민단체들을 충북교육감추대위원회로 합류시켜 충북에서만큼은 단일화 기구의 난립으로 인한 잡음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추대위는 배심원 투표방식 등 경선과정의 불공정이 불거지면서 아름다운 단일화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결국 황신모 예비후보를 추대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에 심의보 예비후보는 범중도우파교육감 후보 추대를 추진하고 있는 범시민사회단체연합에서 본인을 단일후보로 결정했음을 밝히며 맞불을 지폈다. 여기에 우파 교육감후보 단일화기구인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는 독자적으로 2차 후보 단일화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단일화 논쟁에 가세했다. 더구나 교추본은 심의보, 황신모 측에서 불참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단일화의 대상이 없는데도 강행하겠다고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단일화(單一化)의 사전적 의미는 '하나로 됨. 또는 그렇게 만듦.'이다. 하나로 만들 대상이 없는데 단일화를 하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형국이다. 심의보, 황신모 중 한 사람을 추대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결코 단일화는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결과에 순응하지 않으면 집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고 협박(?)까지 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들은 단일화의 이유를 충북도민이 원해서라고 한다. 도민들이 원해서 행해지는 단일화인데 과연 그들의 안중에 도민이 있는지 묻고 싶다. 심지어 이들의 행태를 지켜보는 도민들은 우롱당하는 기분마저 든다고 한다. 한 단체의 단일화 실패를 빌미로 단체마다 제각각의 후보를 추대하며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서라고 강변한다. 유권자들은 더 혼란스럽다. 과연 누구를 위한 단일화 인가. 도민들은 충북교육을 위한, 학생들을 위한 교육감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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