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이야기 한토막.
 윈스턴 처칠이 세계를 향해서 방송을 하려고 웨스트엔드에서 택시를 불러 세우고 BBC까지 가자고 하자 「미안하지만 다른 차를 이용해 주십시요. 저는 그렇게 멀리까지 갈 수가 없습니다.」 「아니, 어째서 ?」 「보통 때면 좋습니다만, 아저씨, 한 시간 후면 윈스턴 처칠경의 방송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꼭 들으려고 그럽니다.」 처칠은 그 말에 기분이 좋아서 1 파운드의 돈을 집어 주었다. 운전수는 그 지폐를 보더니, 「타세요, 아저씨. 처칠인지 개떡인지 돈부터 벌고 봐야겠소.」하고 차를 몰았다는 것이다.<문장백과대사전 503쪽>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는 말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사람이 돈에 대한 애착이 너무 심하면 돈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돈의 종이되어 결국엔 패가망신 하기도 한다.
 허지만 「인생은 바다, 뱃머리는 돈이다. 돈이 없으면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고 했듯, 우리는 돈을 벌기위해 살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돈이란 없으면 곤란한 물건이며 돈이 없으면 남에게 폐를 끼친다. 그래서 최소한 남에게 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열심히 땀흘려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번 돈을 쓸 때는 분수에 맞게 쓰며 생활해야 한다. 이것이 세상 순리에 따르는 것이다. 돈은 귀한 것이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추하고 더럽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귀신을 부릴 수 있다는 「돈」에도 분수가 있어야 한다. 돈에 대한 분수를 알면 그는 진정한 돈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돈의 분수중 하나가 「자선(慈善)」 즉 베풂이다.
 요즘 최악의 가뭄속에 타들어가는 대지를 적시고 절망의 한숨뿐인 농촌과 농민들을 위한 성금모금운동을 언론에서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내노라하는 각계의 인사들이 동참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의 인사들은 성금접수와 함께 농민들의 애타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 하고 가뭄극복에 용기를 갖자는 당부도 잊지 않고 하고 있어 베풂의 미덕을 실천하고 있는 듯 하다.
 헌데 한가지 이들의 베풂의 실천에 무척이나 아쉬운 한구석이 있어 「옥의 티」가 되고 있다.
 일반 기업체나 독지가 또는 시민들의 성금에 대해서는 모두 성금액수를 밝히고 있으나 유독 국회의원이나 장관 또는 그이상의 더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소위 이나라 권력층들이 기탁한 성금액수는 아직도 권위주의적 상징인 「금일봉」으로 일관 되고 있다.
 금일봉이란 상금·기부금 등에서 금액을 명시하지 않고 종이에 싸서 주는 돈을 말한다.
 한국신문협회가 이번 성금모금운동을 각 언론사를 통해 실시하면서 성금접수시 사진게재 및 「금일봉」접수는 일체 금지하고 본문 활자의 크기로 게재토록 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금일봉」이 되살아 나고 있다.
 왜, 권력층들의 성금액수는 밝히지 못하는 것일까.
 체면치레에 불과한 성금액수라 그런가. 줄잇는 「금일봉」성금은 우리사회의 권력층과 일반시민과의 또다른 「편가르기」를 하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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