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미정 경제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영세 음식점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청주에서 22년간 24시 해장국집을 운영해온 한 가게는 최근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 신동빈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영세 음식점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청주에서 22년간 24시 해장국집을 운영해온 한 가게는 최근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 신동빈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6천470원에서 7천530원으로 1천60원이 오른 지 넉달이 지났다.

역대 최대 16.4% 인상에 업주와 근로자, 정부와 기업간 입장차이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인상폭인 '1천원의 무게'가 다르게 읽히기 때문이다.

임금을 주는 업주 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 부담이 1천 톤의 무게처럼 느껴지고, 근로자에게는 월급봉투의 '얇은' 무게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인건비 상승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1천6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73.9%가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2곳 중 1곳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원했다.

소상공인들도 인건비 부담에 직원을 내보내고 '나홀로 사장' 체제로 운영하거나 가족들을 동원해 무급으로 쓰는 경우가 늘었다. 24시간 영업 가게들도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어떤가.

일단, 월급봉투가 두툼해져 생활형편이 나아졌을 것이다. 소비를 늘렸을 것이고, 외식이나 여가생활비, 교육비도 늘렸을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를 보는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23.6%인 462만5천명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서민들의 주머니에 돈이 들어가야 소비가 늘고, 그러면 기업에서 생산을 늘릴 것이고, 고용이 늘어날 것이고, 그러다 보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다.
 

[기자수첩] 김미정 경제부 차장
[기자수첩] 김미정 경제부 차장

지난달 27일 청주를 찾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이같은 선순환구조를 기대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일자리안정자금 등 총 5조원을 서민 주머니에 채워준 국가는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이 아닌 '장기적 미래'를 보고,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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