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6월 개헌] 상. 핵심쟁점·반응은
여야 "반대를 위한 반대" 진흙탕 싸움에 발목
"실정 안 맞는 중앙집권적 사고방식 탈피" 주장

빨간불 켜진 국회.(자료 사진) / 뉴시스
빨간불 켜진 국회.(자료 사진)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지난 대선 당시 여야 각 당이 국민에게 약속한 6·13 지방선거시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가 끝내 무산됐다.

국민투표법 처리를 위한 실무적 시한인 4월23일을 넘기면서 6월 개헌이 결국 물 건너 간 것이다. 31년 만의 이뤄질 수 있었던 개헌이 무산되자 주권자인 국민은 크게 분개하고 있다.

특히 지방분권을 포함한 개헌이었다는 점에서 지역의 분노 또한 적지 않다.

6월 개헌의 본질,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동댕이 친 정치권. 20대 국회가 해산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인 듯 보인다. 이에 본보는 6월 개헌이 무산되기까지 쟁점과 향후 전망, 또 국민적 요구 등을 3회에 걸쳐 자세히 짚어본다. / 편집자 주

1. 6월 개헌 무산, 쟁점과 국민 시각

2. 향후 개헌 추진 전망

3. 개헌 총 결집체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의 향후 대응 방향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면서 국민의 요구인 6월 개헌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현재로선 올해 안에 개헌 역시 예측 불가능 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개헌과 무관한 '드루킹 사건' 등, 야권의 특검 요구로 불거진 정략적인 정치권 공방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처럼 6월 개헌에 앞서 여야는 ▶권력구조 개편 ▶국민투표 시기 등의 개헌 의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먼저 집권 더불어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의 개헌안을 전면 수용해 당론으로 확정했다. 여권의 개헌안은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전제 조건하에 '권력구조=대통령 4년 연임제', '국민투표 시기=6월 지방서거' 등을 제시했다.

반면,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권력구조=책임총리제', '국민투표 시기=10월 또는 연내'를 제시하며 여당과 강하게 맞섰다. 지난 대선기간 홍준표 대표의 약속, 6월 개헌을 백지화 한 것이다.

한국당은 또 대통령 발의 개헌안 자체를 '관제 개헌'이라고 문제 삼는 등 개헌은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그간 개헌 논의 자체를 거부해 온 게 사실이다. 국회의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대통령이 나서 개헌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등은 애써 외면하면서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 스탠스를 같이 하는 듯 했고, 반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여당인 민주당 개헌안에 근접한 안을 내놓고 거대 양당의 줄다리기를 지켜만 볼 뿐이었다. 지난 대선 후보인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안철수 전 대표,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6월 개헌을 국민과 약속한 바 있다.

즉,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문 대통령과 심상정 의원, 이를 백지화 한 홍준표 대표, 국민과의 약속에 유연성을 둔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등이 6월 개헌 무산의 본질인 것이다.

특히 국민 기본권의 확대나 지나치게 집중된 중앙권력의 지방분산 등 지방분권 확대라는 지역의 끊임없는 요구에도 각 당은 이해관계에 따라 이를 묵살, 6월 지방선거에 앞서서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바꾸는 것조차 반대 목소리를 낸 점 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대목이라는 게 지역민들의 시각이다.

이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비롯한 소수 정당이 요구하는 선거제도 개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도 이번 개헌 논의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향후 개헌 논의 또한 '산 넘어 산'인 상태다.

이와 관련, 충청출신 정치권 관계자는 2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어떤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 있는지 이번엔 (정치인들에게) 반드시 깨우쳐 주어야 한다"면서 "이 때문이라도 (개헌안에)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국민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하는 국민헌법발안제, 국민 투표를 통한 국회해산제, 역시 국민투표를 통한 정당해산제가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지역은 권력구조 개편 등의 문제 보다 민생인 지방분권 개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도 정치권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 동네 실정에도 안 맞는 제도 등을 놓고 중앙정부가 '이래라 저래라'하는 중앙집권적 사고방식으로는 국가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이는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적폐"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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