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에 시작된 골프. 지리적으로는 영국과 네델란드의 양설이 있다. 다만 영국의 양몰이 목동이 발상이 시조라는 데는 이설(異說)이 없다. 어느날 목동이 발에 걸린 작은 돌을 몰이 작대기의 구부러진 부분으로 내리쳤다. 그 돌이 공교롭게도 언덕 토끼굴에 들어 갔다. 이를 본 목동들이 한데 어울려 그 굴속에 다시 돌을 쳐 넣으려고 한 것이 골프란 스포츠의 기원이라는 것.
 어쨌던 우연한 목동의 행동으로부터 시작된 골프가 이제는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화려한 스포츠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 21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인 맥도널드챔피언십골프대회에 박세리선수를 비롯 박지은· 김미현· 한희원·박희정· 장정· 펄 신· 하난경등 8명의 우리 낭자군들이 출전했듯 우리나라도 이제는 골프라면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
 골프는 분명히 스포츠이며 누구나 즐길수 있다. 기자도 흉내는 낸다. 우리나라의 골프인구도 수백만명에 이르고 있듯 골프가 대중화 되어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골프를 구경 할 때는 장난에 불과하고 치고 있을 때 골프는 오락이다. 그러나 일삼아 미친듯 칠 때 비로소 그건 골프가 된다고 했듯, 골프란게 많은 사람들을 미치게 하기는 하는가 보다.
 헌데 그놈의 골프가 뭐길래 요즘 온 나라를 시끌시끌하게 하고 있나.
 그건 국가안보가 골프에 빠졌기 때문이다.
 요즘 말썽이 되고 있는 군 수뇌부들의 골프회동은 아무리 좋게 봐 주려고 해도 이해가 안된다. 어떻게 북한상선이 우리의 영해를 침범하고 있는 순간에도 이를 아랑곳 하지 않고 태연히 골프를 쳤단 말인가.
 그것도 북한상선의 영해를 침범한 비상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도 계속해서 골프를 쳤다니 정말로 이들이 이나라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군 수뇌부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고 순서가 있다. 어떠한 일을 하다가도 그 일보다 더욱 급한 일이 발생하면 즉시 하던 일을 중단하고 급한 상황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그 급한 상황이 분단의 현실 앞에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상황인데 이보다 더 긴박한 상황이 어디 있겠는가.
 군 수뇌부가 골프에 빠지지 않고서는 이럴 수가 없다.
 국가안보가 골프에 빠진 비극적인 일화 한토막.
 1941년 12월 7일 하와이의 일요일 아침.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해군제독 허즈번 킴멜과 하와이주둔 통합사령관 월터 쇼트는 미국해군과 육군의 자존심을 걸고 골프를 치고 있었다. 이중 킴멜은 새벽 집에서 당번병으로부터 「국적불명의 소형잠수함이 목격됐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그 정도 가지고 내 골프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며 골프를 친 것이다.
 이들이 골프를 치던 시각 일본의 폭격기들이 진주만 1차공습을 감행했다. 쇼트의 작전참모는 골프장에 투하된 폭탄에 의해 숨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별들이 골프에 빠져 있을때 비무장한 북한상선이 영해를 침범했기에 다행이라고 자위를 해야만 하는 오늘의 현실에 국민들의 가슴은 암담하기만 하다. 그리고 허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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