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의 향취를 감상하기 위해 공연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수준 낮은 공연관람문화 때문에 당혹스런 경험을 하게 된다.
 관객들의 호흡을 앗아가기라도 할듯 절정을 향해 치닫는 연주회나 연극 도중 느닷없는 휴대폰 벨소리나 소음으로 인해 관람을 결정적으로 방해받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공연장의 분위기를 흐리는 주범은 우선 어린 아이이거나 학생들이기 쉽다. 아이에게 일찌감치 문화적 체험을 안겨주고 싶은 심정에서나, 혹은 늦은 시각 아이를 맡길 만한 곳을 찾지 못한 젊은 부부들은 공연장 입장이 불허된 7세 미만의 어린아이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꼭 공연을 관람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이 준비되지 않은 관객들은 너무나 어리다. 그래서 공연 도중 칭얼거리거나 울음을 터뜨리고,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다니는 등의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의 쾌적한 감상을 방해하고야 만다.
 교복 입고 서넛이 몰려다니는 학생 관람객들도 요주의 인물이다. 말똥 구르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난다는 한창 예민할 시기에 뜻 맞는 친구끼리 공연장을 찾은 그들은 공연 도중 언제라도 분위기를 해칠 시한폭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학교에서 단체 관람이라도 오는 경우라면 함께 객석에 앉아있는 일반 관객들로서는 여간 노심초사하는게 아니다. 공연의 흐름을 깰만한 돌발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농후해지기 때문이다.
 공연관람 문화를 흐리는데는 성인관객이 한 수 더 뜨기도 한다. 공연 시각에 맞춰 오지 못하면서도 꼭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리거나 공연장 내에서 음식물을 먹느라고 부산스런 소음을 내는 이들을 공연장에서는 한번쯤은 만나게 된다.
 또한 몇년전부터 휴대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는 휴대폰 벨소리 공해가 문제가 되고 있어 성숙한 관람을 위한 관람객 모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식당 등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다중 시설도 그렇지만 특히 공연전시장에서의 예절은 다른 사람의 쾌적한 관람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의식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시민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공연관람문화가 자연발생적으로 체득되는 것은 아니며 의식적인 노력과 훈련을 통해 비로소 정착될 수 있다는데 있다.
 지난해 청주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을 찾은 사람은 2백30일 동안 33만6천명. 소공연장 또한 2백15일 동안 19만명이 다녀갔다. 열악한 지방의 문화환경에도 불구하고 마련된 다양한 공연들은 시민들의 문화향수권을 충족시키고 문화도시의 위상을 제고시키는데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준 낮은 관람문화로 모처럼만의 문화체험이 엉망이 된다면 문화도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은 갖기 힘들다.
 어린 자녀들에 대한 가정에서의 지속적인 가르침과, 청소년들에 대한 학교에서의 공연 예절 교육, 그리고 문화관련 단체 및 기관 등에서의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꾸준한 관람 문화 교육이 삼위일체가 될 때 성숙한 관람문화 정착은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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