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청석갤러리 재개관 23일까지 '동시적 울림'展

김지현 作, '붉은벤치_섬 RedBench_Island'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대학교(총장 정성봉)가 예술대학 신관 1층 청석갤러리 재개관을 기념해 현대미술을 주도한 국내 원로작가 초대전을 개최했다.

'동시적 울림'이란 주제로 5월 9일 개막한 전시회는 오는 23일까지 열리며 역량있는 작가들의 현대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민병각, 이태현, 정해일, 박영대, 홍병학, 이석구, 장부남, 김재관, 엄기홍, 장혜용, 김지현 작가는 청주를 근거지로 활동했거나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역량있는 원로작가들이다.

이번 '동시적 울림'전의 의미는 '청석갤러리'의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고 재개관의 초석을 다지는 것 뿐 아니라 그동안 교내 전시로 한정돼 있었던 전시공간을 동아시아 기획초대전(중국·일본) 및 국내 역량 있는 우수 작가 전시를 통해 지역 미술문화의 다양성을 제시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윤우학 미술평론가(충북대 명예교수)는 이번 전시에 앞서 충북지역이 처한 현실을 진단했다.

윤 평론가는 "충북지역은 도세가 약하고 인구 수에서나 경제활동, 교통, 교육여건, 하다못해 바다조차 없는 그야말로 육지의 고도와 같은 이미지를 대외에 남겨왔다"며 "그래서 다른 지역에 비해 침체의 이미지가 강하고 과거에 이름을 날렸던 지역조차도 지금은 활기를 잃었고 여러 측면에서 여건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윤 평론가는 "따라서 문화예술의 상황도 썩 좋지 못하다"며 "도세의 약세가 문화예술의 영역에는 더욱 영향을 끼쳐 그 활동이 다른 도에 비해 빈약하기 짝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는 활동이라면 공예비엔날레 정도이지만 그것마저도 동력이 점차 떨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이런 때 이런 곳일수록 무언가 특별한 요소가 있어서 도세 전체에 활기를 불어 넣을 일련의 이미지와 그 불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평론가는 "이번 청주대학교에서 '청석 갤러리'를 개관해 그 첫 전시를 지역의 원로들을 초대한 것은 그러한 차원에서 조그마한 불씨가 될 수 있는 실마리에 속한다"고 기뻐했다.
 

민병각 作, 'RELIC2016_6'

'동시적 울림'전은 그와 같은 취지에서 충북지역이 예술적 인재가 결코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로서 기획된 전시다.

윤 평론가는 이번 참여 작가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청주 토박이로서 지역의 예술적 발전의 업적은 물론 기하학적으로 절제된 평면성을 병렬시켜 회화의 본질과 개념을 하나의 서정성으로 변용시켜 갔던 김재관, '부재의 존재'를 제작과 향수라는 회화의 이중적 시스템 속에 기묘하게 존립시켜 가는 김지현, 스피디한 형상과 그 예각적 기운에 일련의 파스텔적 톤을 융합시켜 공간의 시간적 확산을 도모했던 민병각, 폭넓은 대외적 활동과 더불어 '보리'라는 모티프로부터 '생명'이라는 테마로 깊은 정신성을 추구하는 박영대, 미술의 철학적 사변을 개념적 프로세스 속에서 시각화시켜 조형적 개념의 형식을 추구해 갔던 엄기홍, 한국화의 새로운 변화를 전통적 모티프와 더불어 비구상적 세계로 꾸준하게 추구하여 갔던 이석구, 회화적 시각상을 여러 각도와 관점 및 형식에서 실험하며 그 속에 동양적 사변을 내재시켜 갔던 이태현, 색채와 형태의 극한적인 조건을 살려 작가 자신의 체험적 내면상을 서정적으로 이끌어 왔던 장부남, 도식적인 선묘의 형태에 오방색의 강렬한 전개를 통해 심상적 이미지를 간결한 조형미 속에 심어갔던 장혜용, 수많은 물방울을 화면에 일정하게 배치하여 화면 전체에 습한 이미지를 독특한 색채와 더불어 묽게 잔존시키는 정해일, 홍성출신 충청인이지만 청주를 새로운 고향으로 삼은 채 그 특유의 이른바 '단청산수'라는 양식을 이끌어 가는 홍병학.

윤 평론가는 "이 11명의 초대작가는 충북의 화단적 이미지를 잘 드러내며 충북 특유의 균형감과 절제의 조형미를 공통적으로 잘 드러내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김태철 청주대 디자인·조형학부 교수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외 역량있는 작가들의 전시를 유치하고 예술문화 발전을 위해 다양한 가능성과 확장된 표현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거의 10년만에 작품을 선보인 정해일 교수님의 작품도 눈여겨 볼만하다"고 덧붙였다.

청주대 청석갤러리 재개관 기념으로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 왼쪽부터 정해일, 김재관, 이태현, 이석구, 박영대, 장부남, 민병각, 정혜용, 김지현 작가. / 이지효
청주대 청석갤러리 재개관 기념으로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 왼쪽부터 정해일, 김재관, 이태현, 이석구, 박영대, 장부남, 민병각, 정혜용, 김지현 작가. / 이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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