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8월 18일 중국 천안문 광장에는 붉은 완장을 두른 청년들이 1백만명이나 모여 들었다. 그들이 두른 완장에는 「홍위병」(紅衛兵)이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4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을에도 불구, 지금도 세인들에 회자되는 홍위병이다. 이들 홍위병들은 마오쩌뚱이 주도한 문화 대혁명의 첨병 역할을 했다. 그들은 낡은 사상, 문화, 풍속, 습관 등 이른바 「사구」(四舊)를 타파해야 한다는 명분하에 존재하는 모든 기득권을 깡그리 파괴했다. 심지어 살인까지 자행, 대륙에는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한 마디로 역사의 단층을 인위적으로 만든 셈이다. 얼마전 작가 이문열 씨가 자신 책 반품운동을 벌이는 네티즌을 홍위병으로 지칭, 파문을 낳은 바 있다. 이씨는 자신의 홈페이지 글에서『그들이 형식만 갖추면 못할 것이 없어 보인다』며 공자묘 파괴 등 음산한 예들을 열거했다. 책 반환 운동을 벌인 네티즌을 정말 홍위병으로 볼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씨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이씨는 홍위병들이 권력투쟁의 도구로 이용됐고, 또 마오쩌뚱의 결사 보위대였다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 그러나 어느 학자가 말했듯이 독재권력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네티즌이다. 네티즌들은 어떤 권력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하고 또 리모콘 식의 조종을 받는 집단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이씨는 자신의 반대편에 서있는 네티즌을 홍위병으로 지칭했다. 혹시 이씨가 부지불식간에 「색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아닐까. 아니면 자신의 문화권력을 너무 과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씨를 존경했던 많은 사람들이 도리어 그를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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