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 위 아로새겨진 600년 조선을 만나다
성곽 위 아로새겨진 600년 조선을 만나다
  • 이희득 기자
  • 승인 2018.05.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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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서산 해미읍성·순교성지
서산 해미읍성 진남문

[중부매일 이희득 기자] 조선시대의 유서 깊은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서산 해미읍성이 깊어가는 봄을 맞아 색다른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읍성으로 꼽히는 서산 해미읍성은 조선 태종 17년 왜구를 막기 위해 쌓기 시작하고 세종 3년에 이르러 완성돼, 올해로 축조 600년을 맞는다.

해미읍성의 규모는 둘레 1.8km, 높이 5m. 면적 20만3천164㎡로 원형이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래 해미읍성은 1651년 청주로 옮겨가기 전까지 충청병마절도사영이 위치한 군사적 중심지였다.

서해안 방어의 요충지 역할을 했으며, 이순신 장군이 군관으로 열 달 가량 근무하기도 했다.

 

천주교 해미 순교성지

이와 같이 조선시대의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한 읍성은 천주교도의 아린 아픔도 새겨져 있다.

1866년 병인박해시 1천여명의 천주교 신도들이 잡혀와 고문을 받았고 처형당했다.

이에 우리나라 천주교도들 사이에서는 해미읍성이 관광지에 앞서 성지(聖地)로 여겨진다.

실제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해미읍성을 찾고 그 곳에서 그들의 신을 찾으며 마음의 안식을 얻고 있다.

특히 2014년 8월에는 세계천주교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미읍성을 찾아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하기도 해, 23개국 6천여명의 가톨릭 신자를 비롯해 2만 3천여명이 운집하기도 했다.

따라서 해미읍성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순교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해미읍성은 천주교 신자뿐만이 아니라 체험학습과 가족여행을 함께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만점으로 꼽힌다.
 

해미읍성 내부전경

관아, 민속가옥촌, 소원돌탑, 옥사체험, 의복체험 등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시설 등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국궁체험장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나면 이곳에서 근무한 적 있다는 이순신 장군의 호연지기도 느낄 수 있다.

해미읍성을 둘러보고 어느덧 찾아온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전통찻집에서 직접 만든 식혜, 수정과가 제격이다.

해미읍성에는 혹서기를 제외하고 4월부터 11일까지 10여개 지역농가가 생산한 100여 품목의 신선한 제철 농산물과 가공품을 시중가보다 10~20% 저렴하게 판매하는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는 다채로운 전통문화공연이 해미읍성을 찾는 관광객을 유혹한다.

대북, 모듬북, 사물놀이 등 타악공연과 승무, 지역예술인의 공연이 펼쳐진다.

조선시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전통주막과 전통방식으로 만든 차를 마실 수 있는 전통찻집과 함께 복식체험, 연체험 수문장근무시연 등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특히 오는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해미읍성 일원에서 '제17회 서산해미읍성축제'가 열린다.

서산해미읍성축제는 6년 연속 문화관광체육부 지정 유망축제로 선정된 서산의 대표적인 가을축제다.

이 기간 동안 해미읍성의 둘레길이인 1천800m에서 유래된 1.8m의 대형 가마솥을 준비해 방문객 1천800명이 서산시 토속음식과 함께 주먹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마솥주먹밥 체험도 마련된다.

곤장·형틀체험, 옥사체험, 관아마당극, 옥사상황극 등의 옥사체험도 해볼 수 있다.

태종대왕 행렬 및 강무, 마당극, 천주교 순교행렬 재현 등 조선시대와 현재가 공존하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

이밖에도 엽전, 소원지 쓰기, 말타기, 활쏘기, 다문화복식, 국악·민요 방문가족 가훈 써주기, 투호, 윷놀이,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떡 만들기, 할머니장터, 연 만들기 등의 상설 프그램도 마련된다.

아울러 인삼을 비롯한 서산의 우수한 농특산물·축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장터와 축산물 브랜드 홍보행사도 운영된다.

 

순교자들의 아픔이 서린 해미순교성지

서산 해미순교성지 / 뉴시스
서산 해미순교성지 / 뉴시스

해미 순교성지는 천주교에 대한 박해에 극에 달했던 정사박해(1797년)부터 병인박해(1866년)까지 수천명이 넘는 무명 순교자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순례지다.

해미읍성 서문으로부터 서쪽으로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미순교성지는 여숫골 혹은 생매장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성지는 1935년 서산 본당의 범바로 신부가 이름도 알리지 못한 순교자의 유골과 유품에 대한 조사와 발굴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

해미순교성지는 또 다른 이름으로'여숫골'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는 처형장에 끌려가던 천주교 신자들이'예수 마리아'를 끊임없이 외쳤는데, 이것이'여수머리'를 거쳐 여숫골이 됐다는 것.

1975년에는 유해 발굴지 인근에 높이 16m의 철근 콘크리트 조형물의 해미 순교탑이 세워졌으며, 2003년에는 기념 성전이 건립돼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셔놓고 있다.

해미순교성지의 고즈넉한 풍경과 순교자들의 고난의 흔적이 만들어내는 숙연한 분위기는 절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온하게 한다.

그런 까닭에 해미순교성지는 천주교들의 순례지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시민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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