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음주단속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음주단속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최근 '주폭'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9년간 성실히 근무한 소방대원이 주취자에게 폭력을 당해 사망했으며 만취 상태에서 70대 택시 운전기사를 때려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되는 안타까운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주취자 폭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그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업무 중 발생한 소방공무원 사상자는 최근 4년간 2배 이상 급증했다. 2013년 294명(사망 3명·부상 291명)에서 지난해 604명(사망 2명·부상 602명)으로 늘었으며 특히 주취자들의 폭행이 빈번하다. 경찰 또한 주취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9월11일부터 10월31일까지 경찰청 특별단속 결과,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방해사범 10명 중 7명 이상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사범의 경우 1800명을 검거해 135명을 구속했는데, 이 중 74.4%에 해당하는 1340명이 주취상태였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과 경찰당국은 치안력 낭비요인을 제거하고 주취자로 인한 공권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경범죄처벌법에 관련 내용을 신설, 개정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의 정서상 술취한 행동에 대해 온정적인 면이 없지 않았으나, 주폭 문제로 인해 사회적 피해를 들여다본다면 더 이상 술에 대한 온정의 문화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지난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살인, 강도, 강간, 폭력 등의 강력범죄 300만 여건 가운데 약 30%(90만여건)가 술을 먹고 저지른 범죄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술을 마시고 저지르는 살인, 강도, 강간 등의 범죄가 매일 450여건에 달하고 있다는 얘기다.

장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장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또 치안 공백의 주범인 공무집행 방해 사범 가운데 무려 70%이상이 주폭자들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음주에 대한 온정문화로 피해자들에게 속앓이를 남겨 왔다. 이들은 위험한 상황에서 한 생명을 구하고, 치료하여 그 생명을 연장 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사명감과 보람을 느껴 현장 활동을 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그들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달려갔는데 돌아온 것이 폭행과 협박이라면 앞으로 과연 누가 구급대원을 지원 하겠는가?

또 단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폭행이나 협박을 한 행위에 대해 언제까지 관대하게 대할 것인가? 지금이라도 우리 모두가 반성을 해야 할 때이며 더 이상 주취감경이라는 그들만의 공리공론(空理空論)적인 아집에 빠지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주폭자들이 일으키는 범죄에 대해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 또한 완전한 근절을 위해서는 주폭 관련 문제가 민생치안을 병들게 하고 선량한 주민의 안전을 해치는 심각한 범죄임을 우리 모두가 경각해야 한다. 관련 법규의 강화만이 능사가 아니며 교육이나 홍보 등으로 국민들의 의식 변화로 이어져 구급대원 폭행 건이 감소되길 기원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출동한 이들이 비록 현장에서 수고했다는 말은 못 들을진 몰라도 폭력과 폭언이 제발 사라져 더 이상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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