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덤프트럭에 추돌당한 시내버스가 제동장치 고장으로 지하철 공사장 자재더미를 덮쳐 20여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를 보면 개인의 단순한 과실로 치부하기 보다는 한국의 교통문화가 이 정도 수준인가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절로 생긴다. 세계 5위권의 자동차 생산국이며 국내의 자동차는 1천2백여만대에 달할 정도니 외형적으로는 가히 교통선진국이랄 수 있다. 하지만 내면을 보면 영 아니다.교통사고의 왕국이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교통사고가 빈발, 지난해의 경우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8.4명으로 이웃 일본(1.2명)의 7배를 기록했으며 40여만명이 다쳤고 이에따른 경제긿사회적 손실은 8조원을 웃돌았다고 한다. 교통안전은 생명의 문제이며 그것은 행복이나 생활의 질 이전의 문제다. 교통사고의 문제는 교통과 관련되는 여러가지 문제중 현실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으며 실제로 교통사고는 금전적으로 보상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이란 자유사회는 물론 인류역사가 오랫동안 줄기차게 추구해온 절대적 지상명제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밑바탕에서 떠받들어주는 최고의 가치체계이기에 이러한 잘못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제 본격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피서 차량 등 교통량이 폭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현재의 교통문화로는 대형사고가 줄을 잇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이번 참사를 보면서 교통사고를 줄이는 지름길은 결국 교통문화를 한 단계 높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음을 새삼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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