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충북 보은의 대한불교조계종 5교구 본사 법주사가 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내에 설치한 연등의 모습이 이채롭다. 여느 절집에서 보았던 연등과 달리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사찰 내 보리수 등을 LED 연등으로 아름답게 꾸몄다.2017.04.12 / 뉴시스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자료 사진) / 중부매일 DB

불교라는 말은 석가모니가 설한 교법이라는 뜻과 부처가 되기 위한 교법이라는 뜻이 포함된다. 불교는 석가 생전에 이미 교단이 조직되어 포교가 시작되었으나 이것이 발전하게 된 것은 그가 죽은 후이다. 불교는 기원 전후에 인도 와 스리랑카 등지로 전파되었고, 다시 동남아시아로, 서역(西域)을 거쳐 중국으로,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왔고, 일본으로 확대되어 세계적 종교로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14세기 이후로는 이슬람교에 밀려 점차 교권을 잠식당하고 오늘날에는 발상지인 인도에서도 세력이 약화되었다. 그러나 불교는 아직 스리랑카 ·미얀마 ·타이 ·캄보디아, 티베트에서 몽골에 걸친 지역,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역에 많은 신자가 있으는 세계 3대 종교의 하나이다.

불교는 신(神)을 내세우지 않는다. 불교는 지혜, 자비 평등을 강조한다, 불교는 현실을 직시하고 모든 일에 집착과 구애를 갖지 않는 실천만을 강조한다. 불교는 조용하고 편안하며 흔들리지 않는 각성(覺性) 즉 해탈(解脫)을 이상의 경지로 삼는데, 이를 '열반(涅槃)'이라 한다. 불교는 나를 믿고 구원을 받으라는 맹목적인 신앙이 아니고, 스스로 깨달아 부처가 되고자 항상 수행 정진하는 자력 종교이다. 그런데 한국 불교는 기복신앙(祈福信仰)으로 흐르고 있다. 절과 암자에서 스님들이 점을 보고, 굿을 하고, 각종 시험 합격 기원 불사를 공공연히 자행하여 스님을 무당으로, 절을 굿당으로 잘못 인식하게 하고 있다.

부정한 돈을 시주받아 대형 불탑과 불상을 세우고, 거액의 돈을 받고 천도제를 올려주는 것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주지와 총무원장 자리를 놓고 서로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일부 주지 스님이 수행정진을 게을리 하고, 공금을 횡령하는가 하면, 중요 문화재 관리를 소홀히 하여 도난당하고, 여자 신도를 농락하여 사회문제가 되는 것도 큰 문제이다.

그래서 그런지 불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점점 교세가 약화되고 있다. 절에 가보면 젊은 신도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노쇠한 부인들이 신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불교는 전통문화의 보고로 중요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 사찰이 명산의 명당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 불교는 원효대사·서산대사·사명대사·청담스님·성철 스님·법정 스님 등 훌륭한 고승들을 많이 배출하고, 국난을 당할 때마다 승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키는 데에 앞장서 호국불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가 하면, 타 종교를 배척하지 않고 공존하며 종교평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 국민들의 호응을 많이 받고 있다.

한국 불교는 당면한 문제를 잘 해결하고, 포교에 성공한 외래 종교의 포교 방법을 벤치마킹하여 젊은 층을 대상으로 포교를 잘 하면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 불교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발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5월 22일 불기 2562주년을 맞이하여 스님 대상 재교육 강화, 사찰과 암자에서 스님들의 무속행위 금지, 일탈 스님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사찰 중요문화재 관리 강화, 사포교 강화, 불교 정화운동 전개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강력하게 실행해야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