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 수필가

클립아트 코리아
클립아트 코리아

세종문화회관에서 '사랑의 플룻콰이어'가 연주하는 <바람의 클래식>음악회에 참석했다. 이번 연주는 플루트 오케스트라로 베이스, 알토, 소프라노 등의 플루티스트와 피아노, 하프연주자 등 10여명이 참여했다. 첫 번째 연주곡은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으로 피가로는 원래 이발사였지만,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으로 들어와 백작의 시녀 수잔나와 결혼이 주제이다. 백작은 부인 로지나와 애정이 식어 시녀 수잔나를 짝사랑하여 밀회를 요구한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수잔나와 피가로는 부인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백작의 바람기를 물리치고 혼내주며 순조롭게 부부가 된다.

두 번째로 슈베르트의 가곡<들장미>와 <송어>를 연주했다. <들장미>는 '어린이가 보았네 / 들에 핀 장미 / 곱게 핀 그 빛깔 즐기며 / 싫증내지 않고 바라보네 / 주홍색의 그윽한 들에 핀 장미 / --- 어린이가 꺾었네 / 들에 핀 장미 / 꺾여서 가엾어라, 고운 빛깔과 향기 / 영원히 바래지 않을 / 주홍색의 그윽한 들에 핀 장미.' 이 노래는 학창시절 많이 부르고 듣던 곡으로 슈베르트는 오스트리아 낭만파의 대표적 작곡가로 가곡의 왕이다. 들장미는 괴테의 시를 슈베르트가 빈 교외의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 작곡하여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가 널리 알려졌다.

2부 첫 곡은 비제의 <아를의 여인>으로 아를은 프랑스의 남동부 프로방스일대를 말하며, 론 강 하류에서 알프스 산맥에 이르는 지방이다. 이 곡은 알퐁스 도데의 희곡 '아를의 여인'을 유명하게 만든 음악으로 평소에 많이 들어 본 곡이었다. 우리에게 들려준 '미뉴에트'는 주인공 알레그로로 프레데리가 집안의 반대를 받아들여 아를의 여인을 단념하고 자신을 연모해 오던 이웃마을 소녀 비베트와 약혼하는 장면으로 소박하면서도 밝게 연주한다. 마지막 곡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송, 에델바이스 등 오래 전 영화로 몇 번 본 노래들이다.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펼쳐지는 주옥같은 곡들로, 노래를 좋아하는 수녀 마리아가 상처입고 경직된 가족을 회복시키고 스위스로 망명하는 이야기다. 줄리 앤드루스와 크리스토퍼 플러머 그리고 7남매 연기의 가족 뮤지컬이다. 여러해 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여행할 때 관광버스에서 영상으로 보여줘서 노래들이 기억에 새롭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팔랑팔랑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숲의 요정, 하얀 바람 속 하늘색 블라우스를 입은 소녀, 숲 속을 춤추며 날아다니는 음악은 플루트 악기만이 가능하다. 바람에 청아하고 고아한 플루트 선율은 뜨거운 숨이 만들어 내는 음색으로 이 악기만 가능한 음악의 향연이다. 25년 전에 창단한 '사랑의 플룻콰이어'는 매년 자선음악회 <사랑의 플룻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플루트는 다른 악기들보다 조용한 프레이즈로 소담하면서도 맑은 음색을 구사한다. 베이스, 알토, 소프라노 등 음역이 다른 7대의 플루트와 2대의 리더용 플루트, 그리고 하프 악기, 피아노로 구성된 플루트 오케스트라의 맑고 아름다운 소리는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사랑의 플롯콰이어' 오케스트라가 주최한 이번 연주는 어느 한 연주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고 풍성하게 음악을 선사했다. 특히 중간 중간 하프 악기의 아름다운 손놀림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어 즐거운 음악회가 되었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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