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부모의 건강이 태아의 건강을 결정한다?
결혼 전 부모의 건강이 태아의 건강을 결정한다?
  • 중부매일
  • 승인 2018.05.16 1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학이야기]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클립아트 코리아
클립아트 코리아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계절의 여왕답게 따뜻한 날씨와 색색의 꽃으로 아름다운 5월은 결혼이 많은 시기입니다. '5월의 신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5월은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달이자 새로운 가정이 생기는 축복의 달입니다.

요즘은 결혼한다고 해서 반드시 자녀를 갖지는 않지만 예비부부라면 건강 검진을 꼭 받는 게 좋겠습니다. 자녀의 건강은 부모에게서 비롯하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는 기간은 평균 280일(10개월)이지만 태아의 건강은 대게 임신 전과 임신 초기에 결정됩니다. 특히 조산이나 선천성 기형, 저체중아 등은 임신 전 부모의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선천성 기형 중 하나인 신경관결손증은 머리부터 등뼈 끝까지 연결되는 중추신경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데 대뇌가 없거나 거의 없는 증상(무뇌아)이 대표적입니다. 수정 후 4주 안에 결정되는 질환으로 임신 전과 초기 임산부가 충분한 엽산을 섭취하면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임신 초기 영양 부족이나 탈수 증상을 겪으면 태아가 저체중으로 태어날 확률이 높고 태아가 성인이 되었을 때 대사증후군이나 당뇨, 고혈압, 비만 등 성인병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담배나 술,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과 질환 역시 미리 파악해 개선한 뒤 임신을 하는 것도 건강한 출산을 위한 준비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임산부의 연령대가 높아졌는데 만 35세 이상의 경우에는 임신 전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자궁근종이나 고혈압과 당뇨를 동반하는 임신중독증을 비롯해 태반이 자궁경부 입구를 막는 저치 태반이나 유산과 조산, 기형아 출산 등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남성 역시 만 35세 이상부터 정자수가 감소하고 정자의 질이 떨어지는 데 흡연과 음주가 잦은 사람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 여성에 비해 남성 정자의 질과 태아의 건강에 관한 연구는 아직까지 많지 않지만 정자의 질이 연골무형성증과 같은 유전자 변이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뇌전증이나 소아백혈병, 중추신경종양 등의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남녀 공통적으로 혈액검사와 갑상선 기능 검사, 간과 신장 검사, 갑상선 호르몬 검사와 성병 검사를 추천합니다. 임신 후 태아와 산모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력 때문이지요. 갑상선 호르몬은 태아의 뇌가 성숙하는데 필수적인 호르몬으로 검사가 필요합니다. 혈액검사를 통해서는 빈혈 여부를 확인하는 데 정도가 심각할 경우 태아의 발육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출산 시 출혈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수혈이 필요한 경우까지 이를 수 있어 빈혈이 있는 경우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성병은 매독과 임균, 클라미디아, 에이즈 검사입니다. 일반적으로 검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임신 시 기형이나 불임, 유산, 조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고 태아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태아의 건강에 정자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에 남성 역시 먹고 있는 약물이나 흡연과 음주를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 치료약이나 탈모치료제로 쓰이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5-alpha-reductase deficiency)인 프로페시아는 정액량과 정자수의 감소를 유발하고 운동성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여성과 같이 남성도 엽산과 아연 복용을 추천하는데 정자 수와 운동성을 향상시키고 동물실험 결과 정자의 염색체 이상 가능성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혈액 검사를 통해 풍진과 B형 간염, 수두 항체를 확인해 보고, 없다면 백신으로 미리 예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임신 중 풍진에 걸리면 산모는 고열이나 발진, 임파선이 붓는 정도로 약하게 지나가지만 태아는 백내장이나 심장기형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 10년 내 파상풍이나 디프테리아, 백일해 등을 맞은 적이 없다면 접종 받는 것이 좋고, B형 간염이나 수두 등 전염 가능성이 있는 질환도 있기 때문에 남성도 함께 접종받는 것이 좋습니다.

태아프로그래밍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자궁 안에서 태아의 평생 건강이 결정된다는 이론인데요, 임신 기간 동안 임산부는 수 많은 검사를 마주합니다. 하지만 그 검사만큼 혹은 그 보다 중요한 게 임신 전과 임신 기간, 예비 부모의 몸과 마음입니다. /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미래과학연구원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