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 주재

진천 초평호 항공사진 모습 / 진천군 제공
진천 초평호 항공사진 모습 / 진천군 제공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화두인 고사성어 입신양명(立身揚名)은 '출세해 세상에 이름을 떨친다'는 뜻이다.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세습되는 조선시대와 달리 현재는 돈을 정말 많이 벌거나 열심히 공부해 고시에 합격하면 성공한 기업인과 고위 공무원으로 이름을 드높일 수 있다.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입신양명이 보장된다. 입신양명, 즉 출세는 출세간(出世間)이라는 불교 용어에서 유래됐다.세간을 떠난다는 말로 원래 의미는 세속을 떠나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는 것을 말한다.

한자 출(出)은 뫼 산(山)자 두개가 겹쳐 있는 모습으로 산 위의 산을 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따라서 불교를 신봉하던 고려시대까지 출세는 세속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로 쓰였다.

조선시대는 유교가 국교로 지정되면서 유교의 가치 중 하나인 입신양명은 몸을 바로 세워 세상에 이름을 알린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고려시대는 승려가 돼 산으로 들어가는 것이 출세였다면 조선시대는 과거시험에 합격해 벼슬을 얻는 것이 출세였다.

현재는 과거시험이 아니라 명문고와 명문대 입학을 위한 입시경쟁으로 수단이 바뀌었을 뿐이다.그래서 학부모들은 '배워서 남 주냐'며 유치원과 초등학교때부터 성적 올리기와 스펙을 쌓기 위해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인간의 가치인 인성교육을 등안시하고 오로지 입신양명과 명문대 입학을 위해 공부만 강요하면서 왕따, 학교 폭력 등 부작용이 나타나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월 27일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와 초평호 일원에서 공부에 지친 중고등학생들에게 공신들이 공부의 비법을 알려주고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4회 등용문축제가 열린다.

중부매일신문이 지난 2015년부터 해마다 초평호 일원에서 등용문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입신양명'과 '성공'을 상징하는 '登龍門(등용문)', 즉 초평호 주변에 용과 관련된 지명과 전설이 다수 전해져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십이지(十二支) 중에서 다섯 번째 동물인 용(辰)은 우리나라에서 부귀와 풍요를 의미하는 길조의 수호신으로 숭배돼 다른 동물들보다 용이 포함된 지명이 유난히 많다. 세마리 용의 성서러운 기운이 서린 초평호 주변에도 농다리에서 초평호로 넘어가는 용고개를 비롯해 용정리, 용코, 승룡산(먹뱅이산), 용다리, 용오름길 등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또 용고개에서 용오름길을 이용해 승룡산 정상에 오르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진천군은 초평호에 전해지는 용에 얽힌 전설이 말해주듯 삼국통일의 주역인 흥무대왕 김유신 장군이 태어난 곳이다.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이여송 장군의 책사인 두사충이 죽음의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준 이시발 장군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후대 5명의 판서가 태어날 명당이라고 알려준 초평면 용정리 지전마을의 경주 이씨 묘소가 유명하다. 지전마을은 소가 누워서 송아지에게 젖을 주는 명당으로 두사충의 예언처럼 조선시대 경주 이씨 가문에서 4명의 판서가 배출됐다.나머지 1명은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장관을 지낸 이재정 현 경기도 교육감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평호는 1984년 신수문 준공으로 하늘로 승천하는 완벽한 용의 형상이 완성돼 김유신 장군처럼 머지않아 통일 한국을 이룩할 위대한 인물이 또 다시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남북 화해무드가 빠르게 조성되면서 분단 70년 만에 남북통일의 청신호가 켜지면서 지역 향토사학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중앙 정계에 진출한 진천 출신 인물이 누구인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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