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보아도 정겨운 마음이 드는 구세군 자선냄비는 1891년 12월 어느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도시 빈민들과 당시 Lucky 해안에 배가 좌초되어 생긴 1천여명의 난민들을 보고 도울 방법을 고민하던 구세군 사관 죠셉 맥피 정위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그는 오클랜드 부두로 나아가 주방에서 사용하던 큰 쇠솥을 다리를 놓아 거리에 내걸었고 그 위에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써붙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성탄절에 불우한 이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만큼의 충분한 기금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자선냄비의 종소리는 들뜨기 쉬운 계절 잠시나마 이웃사랑의 절실한 필요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928년 12월 15일 당시 한국 구세군 사령관 죠셉 비아(박준섭) 사관이 서울 도심에 자선 냄비를 설치하고 불우이웃을 돕기 시작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자선냄비가 시내 번화가 곳곳에 등장했다. 구세군 대한본영(사령관 강성환)은 4일 서울시청 현관에서 시종식을 갖고 오는 24일 성탄전야까지 전국 73개지역에 1백96개의 자선냄비를 설치, 모금캠페인에 들어갔다. 자선냄비를 통한 모금액은 지난 84년 1억1천여만원에서 지난 95년 10억원을 넘어선뒤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17억여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경제상황이 그리 나아지지는 않았으나 올해도 동전부터 뭉칫돈까지 남모르게 넣고가는 「얼굴 없는 천사」 의 미담은 계속될 것이다. 온가족이 기다리는 퇴근길 구세군 자선냄비가 보이면 슬쩍 몇푼 넣어보자. 마음이 훈훈해 짐을 느낄 수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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