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소비운동의 일환으로 아침밥 먹기 운동이 발표됐을 때 아침밥을 먹는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진부한 캠페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난 주말 한 TV프로그램을 보고 그 생각은 완전히 깨졌다. 『아침밥 먹고 학교에 오고 싶지만 등교시간이 너무 빨라요』 『밤늦게 학원에서 돌아와 새벽에 자서 아침이 안먹혀요』 『새벽에 나오다 보니 엄마를 깨우기가 죄송해요』... MBC가 가을 개편으로 새로 선보인 교양 연예프로 「!(느낌표)」중 「신동엽의 하자! 하자!」코너는 학교를 찾아가 아침을 거르고 등교한 학생들에게 상을 차려준다. 선생님, 스태프, 요리사들이 밤새 준비한 음식을 눈을 비비며 온 학생들이 너무(?) 기뻐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과 함께 공부에 지친 우리 교육현장을 씁쓸하게 대변해 준다. 그런데 40여명중 아침밥을 먹은 학생은 고작 4∼5명이었다. 지난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화교요리사는 『중국사람도 교육열이 상당히 높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아침밥도 못먹고 학교에 오다니… 정말 웃음밖에 안 나오네요』라며 한국교육의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밥을 굶으면 큰 일이 나는 줄 알고 『밥 먹었니?』가 인사였는데, 언제부터인지 아침밥을 꼬박꼬박 챙겨 먹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세상이 되었다. 물론 아침밥을 먹으면 속이 거북해 안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간에 쫓겨, 맞벌이나 학원공부 등 환경적인 이유로 아침밥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아침밥을 먹는 사람이 먹지않는 사람보다 지적활동이 왕성하고 오래 산다는 것은 여러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무병장수의 비결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침밥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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