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발굴부터 상품화까지...'중간지원조직' 역할 중요
자원 발굴부터 상품화까지...'중간지원조직' 역할 중요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8.05.22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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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이야기] 2. 전북 완주군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전북 완주군은 일찍부터 마을 공동체 회복과 지역사회의 선순환 경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3만9천495세대 9만6천117명의 인구.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19.3%에 달하는 고령사회에서 자립과 공생, 협력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마을만들기를 통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완주 사례를 소개한다. / 편집자


# 완주군 마을공동체 현황(2018)

완주공동체지원센터 제공

 

# 주민이 주인되는 공동체

"간중리에서 고들빼기 농사가 안되면 전주 남부시장에서 고들빼기를 볼 수가 없어요. 가격이 엄청 올라가곤 하죠. 그만큼 간중리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이 많다는 말입니다." -완주군 용진읍 원간중마을 이웅열(58)씨

"처음엔 땅 한 평 없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2천여평 정도의 화훼농장과 판매장을 소유하게 됐습니다. 나름 자리를 잡은 거죠. 로컬푸드와 양재동 꽃시장에 납품하고 있는데 앞으로 원예치료도 하고 싶습니다. -완주군 삼례읍 전형섭(54)씨

완주군 13개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드는 월간 '완주이야기'에 실린 마을별 주민들의 이야기다.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신문에는 그 흔한 정치 이야기가 없다. 오로지 주민들의 소소한 근황만 실릴 뿐이다. 시시콜콜 정이 넘치는 시골이야기가 담긴 신문은 그 자체로 13개 마을 공동체를 잇는 커뮤니티가 된다.

고령화된 농촌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08년부터였다. 완주군 농업농촌발전 약속프로젝트 5개년 계획에 따라 생산·유통·복지혁신이 이뤄졌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영 회생을 꾀하기 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됐다.

지역순환농업을 통한 생산혁신, 로컬푸드를 통한 유통혁신, 두레농장을 통한 복지혁신, 농가경영회생기금조성을 통한 경영회생, 마을공동체회사 100개 육성을 통한 농촌 활력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완주군에 형성된 마을공동체는 106개에 달한다.

마을회사 육성은 커뮤니티비즈니스, 도농순환 촉진, 로컬푸드 활성화로 이어졌다. 마을회사는 다양한 마을자원을 상품화하는 동시에 도·농교류의 거점이 됐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도 활성화됐다.

이근석 완주공동체지원센터장
이근석 완주공동체지원센터장

도농순환 촉진은 귀농·귀촌을 활성화시켰다. 농촌형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생산된 얼굴 있는 먹을거리는 로컬푸드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났다. 이렇게 해서 지역 소농과 고령농 3천농가는 월 100만원의 소득을 보장받게 됐다.

마을의 자원을 발굴해 공동체 문화도 만들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하브르타스쿨, 청소년의 꿈꾸는 길벗 진로새미협동조합이 교육분야 공동체라면 햇빛누리사업단과 안심농자재사업단, 되살림연구소 등은 환경생태분야에서 활동하는 공동체다.

한땀한땀 희망을 수놓는 연품쌈지와 미디어공동체 완두콩협동조합은 문화분야, 한그루영농조합법인과 줌마뜨레협동조합은 복지일자리로 통한다.

이근석 완주공동체지원센터장은 이처럼 완주군의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데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행정기관이 직접 마을주민과 단체를 지원하는 방식을 과감히 개선해 중간지원조직이 현장 밀착형 사업을 펼치고 사후 관리를 하도록 하면서 공동체 활성화도 탄력을 받았다.


# 완주공동체지원센터의 역할

완주공동체지원센터

중간지원조직인 완주공동체지원센터는 행정과 민간을 중재하고, 민간과 민간의 협력 및 조정을 통해 공동체 역량을 강화했다.

지역인재 발굴·육성을 위한 교육, 지역자원 발굴·조사·관리와 연구, 출판 및 사업화, 마을만들기와 연계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육성 지원,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자원개발 및 생산·가공·연구사업, 평생교육시설 및 프로그램 운영 등 사업 분야도 다각화 했다.

복지혁신 사업으로 추진한 '두레농장'의 성과는 놀라웠다. 공공이 제공하는 농업 생산시설에서 농촌노인과 귀농자가 함께 친환경 농사를 지었다. 135명이 두레농장을 통해 일을 찾았다. 두레농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10개소를 운영해 30여종의 농산물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민간의 노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완주군은 2010년 7월 신설됐던 농촌활력과를 2017년 공동체활력과로 전환했다. 마을회사, 청년정책, 도시공동체, 사회적경제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면서 농업이 아닌 농촌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완주군 로컬푸드 가공센터
완주군 로컬푸드 가공센터

마을공동체가 회복되며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분야는 로컬푸드다. 3천여 소농이 참여하고 있는 완주군 로컬푸드 직매장은 당일 수확,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가격도 농가에서 직접 결정하고 있다.

로컬푸드가 활성화되면서 마을, 두레농장, 귀농귀촌, 공동체 사업은 판로를 확보하게 됐고 마을도 자립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소농, 고령농, 가족농도 로컬푸드를 통해 소득을 올렸다.

마을공동체 육성은 크게 4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발굴단계, 마을사업에 동기를 부여하고 공동체 복원과 활성화에 나서는 기초단계, 문화·소득·체험형 사업을 추진할 정도까지 성장한 마을에 해당되는 육성단계, 마을이 활성화되어 마을회사로 발전한 자립단계가 그것이다.

모든 과정에 주민 참여는 기본이다. 함께 문제점을 찾고, 대책을 마련하고 마을을 꾸미고, 자원을 발굴해 상품화하기까지 중간지원 조직이 소통의 길을 내고 다리를 놓는다.

농촌 마을에서만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파트 르네상스사업을 통해 주민관계망을 형성하고 이웃간 모임을 활성화시켰다. 함께 공동육아를 고민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 냉장고를 채웠다.

공동체 실험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2025년까지 완주를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1번지로 육성시키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근석 센터장은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을 투자해 지역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완주군은 사회적경제조직 1천개 육성, 1만개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완주로컬굿즈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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