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 타계...청주와 인연은
1979년 이후 공장 이전·신설 대표기업 성장
지역 최초 기업이름 딴 도로명 '엘지로' 개설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이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맏사위 윤관 블루벤처스 대표가 영정사진을 들고 구본준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친지, LG 계열사 임직원 100여명이 운구차로 이동하고 있다. 2018.05.22. / 뉴시스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이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맏사위 윤관 블루벤처스 대표가 영정사진을 들고 구본준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친지, LG 계열사 임직원 100여명이 운구차로 이동하고 있다. 2018.05.22. / 뉴시스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타계하자 청주의 산업지도를 바꾼 고인의 애정과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만명이 넘는 고용인원, 청주에 처음으로 기업 이름을 딴 도로명 '엘지로'가 생길만큼 청주를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LG와 청주의 인연은 구 회장이 LG화학 유지총괄본부장을 맡았던 1979년 시작됐다. 청주공업단지관리공단이 설립된 해이기도 했다. 이후 (주)럭키, 금성계전(주), 금성마그네틱(주), 금성정보통신(주), LG반도체(주) 공장을 이전·신설하며 청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2년은 청주를 'LG시'로 만들겠다고 밝힌 지방도시 거점화 전략의 분수령이 된 해 였다.

'우리도시, 우리시민을 키우자'며 지방도시 공략에 나선 대기업들 중에서도 럭키금성그룹은 4개 계열사 공장이 있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청주를 2000년대까지 'LG시'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실제 청주산업단지에 LG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청주산업단지에는 LG화학, LG생활건강, LG전자, LG이노텍이 자리하고 있고, 오창산업단지에는 LG화학, 옥산산업단지에는 LG하우시스, 오송생명과학단지에는 LG생명과학이 있다.

LG화학 오창공장은 오창산단 생산액의 절반을 넘을 정도다. 청주시 전체 산업단지 생산액과 비교하면 40%에 가까운 생산액이다.

엘지로 /중부매일DB
엘지로 /중부매일DB

애환도 있었다. 1999년 LG반도체가 빅딜과정에서 현대전자로 넘어 갔다가 하이닉스반도체로 독립했고, 다시 하이닉스와 매그나칩으로 법인 분리가 됐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역사회를 향한 공헌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기업시민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 LG'라는 슬로건 아래 청소년과 아동 대상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LG복지재단은 2012년 15억원을 출연해 시립보육시설 '365 열린 어린이집'을 건립해 청주시에 기부했고, 1996년에는 50억원을 출연해 장애인 자립형 생산시설인 사회복지법인 보람동산을 건립해 충북도에 기부했다.

이어 1999년에는 16억원을 출연해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을 건립해 기증했고, 2013년에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행복누리를 설립했다.

구본무 회장의 타계 이후에도 LG와 청주의 상생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청주산업단지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조용했다. 청주공장 직원들은 조기 게양도 하지 않고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21일)에도 평상시와 동일하게 근무를 하는 등 마음으로만 구 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LG 청주공장 직원들은 "회장님은 화담숲에서 나무 가꾸길 좋아하는 이웃집 아저씨같은 분이었다"며 "청주공장에 자주 내려오진 않았지만 LG가족들에게는 남에게 피해 주길 싫어하는 소박한 분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인은임원들 조차 조문을 못하지 못하게 했다. 조화도 받지 말라는 유언을 남겨 장례식장에는 10개도 되지 않는 조화만 놓인 채, 친인척들만 조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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