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벌써 세밑이오. 그 어느해 보다도 설레임 속에 맞았던 한해가 어찌 이렇게 지나간다 말이오. 참으로 기가 막힌다오.
 K형. 올해에 세계적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단어는 「테러」였다하오. 지난 9.11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테러로 전세계가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어 그런듯 싶소.
 우리사회에서는 늘상 세밑에 따라붙는 말은 「다사다난(多事多難)」이었는데 올해는 그렇지가 못한것 같소 우리사회의 지성인들인 대학교수들은 올해를 한자성어로 「오리무중(五里霧中)」으로 표현 했다 하오. 지성인들 조차 얼마나 짙은 안개속에 쌓인 사회가 되어 도무지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면 이렇게 선택 했겠소.
 교수들 왈,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사회각계의 부정직성·부도덕성으로 원칙과 기본·질서가 서지 않는 우리사회」라 그렇다오.
 K형. 그래도 지성인들이라 표현이 꽤나 점잖다는 생각이든다오. 사실은 우리사회는 곪아 터진 내장이 되어 수술을 포기해야할 지경에 이른것 같소. 고름을 짜내려고 상처에 칼을 대봤자 환부를 도려내면 그나마 남은 생명조차 잃을것 같은 생각이들어 하는 말이오. 죽음을 앞둔 말기 암환자의 그 고통은 생각만해도 끔직한 것이라 듣지 않았소.
 올 한해를 정말로 찌들게 보낸 민초들은 요즘 욕을 하지 않으면 먹은 음식을 소화 시키지 못하고 있소. 그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관리란 x들 때문이라오.
 요즘 어느자리가 되었던 간에 삼삼오오 민초들이 모인 소주자리에서는 그 관리란 x들에 대해 모두가 「양두구육(羊頭拘肉)」같은 x들이라며 술안주로 씹어대고 있소.
 「양의 머리」와 「개고기」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데 우리네 한편에선 너무나 잘 어울리고 있소. 이 관리란 x들은 대규모 도둑질을 계획하고 실천에 옮길 때 먼저 들어가는 것은 용(勇)이요, 마지막 나오는 것은 의(義)라고 호언장담 하는것 같아 하는 말이오.
 K형. 요즘 30∼40대의 젊은 벤처들에게 눈이 뒤집혔던 관리들이 잘못 선택한 「게이트」때문에 결국 세밑에 「감방 게이트」를 향하고 있소. 그것도 권력의 핵샘에서 사정을 담당했던 관리라오. 어쩌면 또 오늘 내일 어느 권력기관의 그 높은 자리에 있던 관리가 또 그 문으로 갈것 같소.
 K형. 고구마 줄기 알고 있지 않소. 잡아당기면 당기는 대로 줄줄이 고구마가 달려 땅속에서 나오듯온갖「게이트」가 활짝 열리면 그럴것 같아 하는 말이오.
 어쩌면 「올한해 어려움을 이겨내느라 국민 모두가 고생이 많았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희망과 보람이 가득한 한해가 되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 합시다」라는 대통령의 세밑의 메세지가 있어야할 때, 어찌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의 수뢰혐의로 구속된 전 법무부차관과 관련 『매우 유감 스럽고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는 이지경까지 왔소. 가슴 칠 세밑이오.
 K형. 모두가 도둑놈들인것 같지만 그래도 이 나라를 끌고가는 원초적인 힘은 민초들에게서 나온다고 믿고 싶소. 그렇게 믿고 새해를 맞는 것이 마음이라도 편할것 같소. 연하장을 대신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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