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中原)이란 중국에서 부터 나온 말이다. 드넓은 대륙에서 중심이 되는 황하 일대를 칭한다. 즉 변방에 상대되는, 대륙의 중심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중원」이란 말이 중국의 전매특허는 아니다. 중국이 중심이라는 그들의 중화사상에서 볼때 한반도를 변방으로 간주하겠지만 자주적인 민족사관에서 볼때는 한반도에도 「중원」이 존재했고 그 중원은 다름아닌 청풍명월의 고장, 충청북도와 그 인근 지역이다.
 중원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통일 신라때이다. 전국을 구주 오소경으로 나누어 통치할때 고구려의 국원경(國原京)인 충주는 통일신라의 중원경(中原京)으로 모습을 달리한다.
 고려 995년(성종 14년)에는 전국을 10주로 나누었는데 청주·충주 등의 주현을 합하여 중원도(中原道)라했다.
 그런 이유로 작의 의미의 중원은 충주일대를 가리키지만 한반도의 중원은 넓은 의미에서 청주·충주 등을 아우른다. 지형적으로는 소백산맥과 차령산맥 사이의 분지이고 강으로 보면 남한강 일대와 금강의 상류지역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화상으로 보면 남한강 하류인 경기도 일부와 강원도 일부가 중원문화권이다. 남한강변인 앙성 등지에서 강건너 편으로 보면 행정구역은 달라도 강원도에 속한 거돈사지, 법천사지 등이 중원 문화의 흐름과 맥락을 함께한다.
 중원 문화권이라는 개념 설정에 우리는 20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인근의 백제문화권에서는 무려 4천5백억여원을 들여 백제역사문화단지를 만들고 있을 때에 우리는 몇차례의 세미나를 가진것 외에 별다른 중원문화권 개발사업을 하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개념 설정은 어느정도 정립된 터이므로 이제부터는 실천적 의지가 필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그 사업은 대개 두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로는 「중원문화재연구소」의 설립이다. 다른 문화권 개발사업에는 각자 문화재연구소가 축이 되어 관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백제문화권에는 부여문화재연구소가, 신라문화권에는 경주문화재연구소가, 가야문화권에는 창원문화재연구소가 각각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유독 충북만이 중원문화재연구소가 없다.
 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의 발굴조사 업무와 연구업무를 담당하며 이를 체계화시키는 연구기관이다. 대학가 등지에서의 개별적인 연구를 한데 집약시켜 통일성을 부여하는 기능이 있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충북도만의 특색과 정체성을 살리는 방향에서 중원문화권은 진로를 잡아야 할 것이다. 중원문화의 특징은 선사유적이 밀집해 있는데다 역사시대, 삼국의 문화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국의 문화가 중원벌 용광로에서 혼합하여 새 문화를 창조해낸 것이 바로 중원문화다.
 이번에 한국문화정책개발원과 충북대중원문화연구소에서 마련한 「통일시대 중원문화권의 위상정립및 발전계획」공청회가 중원문화권 개발의 방향지시등 역할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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