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관련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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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추세가 심각하다. 통계청은 23일 우리나라 출생아수가 사상 처음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1분기 사망자 역시 역대 최대인 8만 명대로 폭증했다. 이로 인해 인구 자연증가폭이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3분의 1토막이 났다. 출생아가 가장 많은 달이라는 1분기에 월별 출생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1년 이후 처음으로 9만 명이 무너진 것이다. 이 같은 추세대로 한다면 인구자연 증가세가 내리막길을 타는 시점은 2028년쯤에서 2022년쯤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인구절벽 현상이 본격화됐다.

로버트 맬서스는 '인구론'에서 "인구는 제한하지 않으면 기하급수학적으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인류는 탄생 이래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하지만 맬서스 이론은 이제 맞지 않는다. 최근에는 경제수준은 좋아졌지만 젊은 층 실업률이 높아지고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출산율은 국가적인 재앙수준이다. 현재 인구가 유지되려면 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하지만 출산율은 1.0명을 밑돌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론적으로는 300년 후에 지구상에서 한국인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1963년 가족계획 표어는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면한다'였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낳을수록 희망가득, 기를수록 행복가득'으로 바뀌었다. 결혼을 하고 싶어도 좋다는 여자가 없어서 불혹이 넘도록 노총각 딱지를 떼지 못하던 예비신랑들이 혼례를 치르고 아이를 낳는 것은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애국'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인구는 2022년쯤이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된다. 이미 수년전부터 65세 이상 노인들이 14세 이하 아동숫자를 앞질렀다. 시골에 가면 시골의 텅 빈 학교가 산재해 있다. 도시공동화 현상으로 도심 학교도 문을 닫는 경우가 얼마나 많아졌다. 충북도 청주와 충주, 제천, 진천등 시 단위와 공장밀집지역을 제외하고는 인구가 급격히 줄었다. 저출산으로 전체 인구 중 고령자의 비중이 높아지면 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젊은 세대나 국가가 부담해야할 부분이 커진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민연금과 공무원 연금 고갈 논란도 넓게는 이 같은 인구감소 현상으로 인한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73.4%를 정점으로 지난해부터 감소하고 있다.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국가가 쇠락해 질 수 있는 상황이다. 북핵문제도 당장 해결이 시급한 현안이지만 저출산도 '골든타임'을 맞고 있다. 인구절벽에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은 3년 전 장관급 총괄부처인 '1억 총활약담당상'을 만들었다. 이스라엘도 '안보위협보다 더 위험한 인구위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0여 년간 100조 원을 썼는데도 인구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만큼 난제다. 하지만 인구는 국력이다. 저출산을 극복한 유럽국가의 공통점은 출산과 육아를 국가가 적극 지원하고 아이를 낳은 여성이 자유롭게 사회 참여와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혈세만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는 정책을 제시해야 인구절벽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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