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성년의날, 전통 성년례제45회 성년의 날인 15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전통 성년례가 열렸다. 충북대학교와 청주향교가 주최한 전통 성년례는 학생들이 성년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일깨우고 민족의 문화유산과 미풍양속을 계승하고자 마련됐다. /김용수
성년의날, 전통 성년례제45회 성년의 날인 15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전통 성년례가 열렸다. 충북대학교와 청주향교가 주최한 전통 성년례는 학생들이 성년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일깨우고 민족의 문화유산과 미풍양속을 계승하고자 마련됐다. /김용수

청년, 듣기만 하여도 가슴 벅찬 말이다. 녹음이 우거져 가고 수많은 꽃들이 피어나며 지저귀는 새소리가 아름답게 들리는 계절, 청년의 계절이 아름다운 5 월이다. 우리 인생의 청년기 중에도 어른이 됨을 자각하게 하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알게 하며 성년 됨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날이 성년의 날이다. 5 월 셋째 월요일이 바로 그날이다.

올해 성년이 되는 젊은이는 1999년생이다. 저출산현상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2만여 명이 줄어든 61만여 명이 성년이 된다. 여기저기서 성년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치러지기도 한다. 그들은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며 자신의 행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주어져서 스스로 혼인할 수 있으며 각종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게 된다. 성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의 청년은 지쳐 있다. 10대의 청년은 대학 입시에 매몰되어 아름다운 자신을 붙잡아 매어놓고 지내며, 20대의 청년은 취업을 위한 전쟁에 내몰리어 아름다운 시절을 느낄 겨를이 없다. 우리의 청년이 청년의 계절인 5월을 아름답게 느끼고 즐거워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살기 좋은 세상이 아니다.

청년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어줍은 지식으로 그들을 줄 세우려는 평가를 계속하고 있지는 않은가. 수능문제가 잘못 출제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고 기출문제라는 권위로 잘못된 내용에 중요하다며 밑줄을 긋고 있는 학습이 계속되는 걸 생각하면 아찔한 일이다. 공무원 시험은 출제 문제에 대한 검토가 수능시험보다 허술하기에 더 이상하고 공무원의 자질과는 무관한 문제가 출제되었다는 보도가 반복되기도 한다. 이제 우리의 청년들에게 서열을 가리는 것만이 목적인 평가를 반복하는 것은 그만두어야 한다. 우리는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지닌 젊은이를 원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년들이 건강한 신체와 마음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로 길러질 수 있는 사회적 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들이 고민해야 할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지덕체의 순서로 교육한다고 하며 아예 체육은 지육에 밀려서 소외되다시피 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언어와 수학 교과 수업 이전에 체육활동을 하게 한 학생들의 성적이 오히려 크게 향상되었다는 보고다. 체육활동을 통해서 뇌가 활성화되어 학습효과가 상승하게 된 것이다. 체육은 지식 교육을 위한 보완 수단이 아니라 체육이 함께 해야만 완벽해 질 수 있는 필수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청년들로부터 체육을 멀리하게 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청년들의 심신이 건강할리 없다.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젊은이가 허약하다면 그 사회가 허약한 것이다. 최근 십수 년 간 키는 커졌고 체중은 증가하여 체격이 우람해졌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체격이 점점 서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비만일 뿐이고 체력이 약해졌다는 경고는 계속되어 왔다. 힘이 넘쳐나는 강한 체력을 지니고 있어야 할 고등학교 3학년의 체력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진단인데 이는 서구식 식습관에 젖어있고 체육활동 시간은 절대적으로 감소했기에 그렇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체력 저하는 정신 건강을 해치게 되어 우울증을 유발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은 해가 지나도 변화가 없으며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높은 축에 드는 큰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청년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싶진 않지만 어찌하겠는가. 이 나라의 정치지도자들이 청년들로 하여금 건강한 육체를 지니고 건전한 생각을 하며 창의적인 활동이 가능한 사회로 만드는 것이 금방 다가올 것 같지 않으니 청년들이 스스로 나서서 나의 체력을 강화하고 창의적인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단련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있겠는가. 그래도 어른이 됨은 기쁜 일이다. 건강한 어른이 되길 기원하며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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