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경숙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장

차별화된 취업 서비스 위해 2011년 청주 예쁜지도 활용
기업문화 바꾸기 10년, 일·가정 양립 산단 조성에 기여
여성친화일촌기업 773곳, 가족친화인증기업·기관 189곳

'여성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여성친화자원지도'가 5년만에 새롭게 발행됐다. 여성친화일촌기업과 아동보육 및 교육, 장애인·노인·청소년·문화·여성 등 내용은 더욱 풍성해졌다. 오경숙 본부장이 청주산업단지의 여성친화일촌기업 증가세를 설명하고 있다. / 김정미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청주예쁜지도에 여성근로자를 위한 보육과 교육, 기업 정보를 담았던 여성친화자원지도가 5년 만에 몸집을 키워 새롭게 발행됐다. 내용은 풍성해졌고, 크기도 커졌다.

여성친화자원지도를 기획한 오경숙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장은 "여성근로자들보다 인사담당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도"라며 "여성 친화적 기업문화를 만들고, 경력단절 여성을 줄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도 제작을 처음 고민한 것도 전문직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오창지역 기업 대표님께서 이공계 여성들의 이직과 퇴사를 고민하면서 직장보육시설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는 걸 봤어요. 중요한 얘기였지만, 많은 기업과 여성들이 이미 제공되고 있는 정부서비스 조차 잘 모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보육 및 교육,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정보 미스매칭'은 심각했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혹은 정부서비스를 몰라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허다했다.

오 본부장은 '청주예쁜지도'를 떠올렸다. 여성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보자 생각했고, 2011년 '여성친화자원지도' 1쇄가 발행됐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더 좋아했어요. 결혼 후 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려는 여직원에게 기업이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었거든요. 지도는 근로자와 기업이 함께 대책을 찾아볼 수 있는 길을 열어줬죠."

여성 산모도우미, 간호, 노일 돌봄, 지역아동센터, 초등 방과 후 돌봄, 간병, 여성친화일촌기업까지 '지리기반 서비스'는 여성근로자 못지않게 기업에서 호응이 높았다.

첫 발행이후 2013년 2쇄가 발행됐고, 최근 3쇄까지 그동안 제작한 지도만 5천부에 달한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와 함께 사업했던 청주·오창·오송·옥산·내수 산업단지 내 기업의 휴게실, 기업지원기관의 식당은 물론이고 금융기관에서도 이제는 어렵지 않게 지도를 접할 수 있다.

7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여성친화 자원지도의 내용은 더욱 풍성해졌다. 청주와 오송·오창 중심이었던 정보는 옥산·강내·내수·북이까지 영역이 넓어졌고 여성친화기업도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충북지역 여성친화일촌기업은 773곳, 가족친화인증기업 및 기관은 189곳으로 증가했다.

여성친화일촌기업의 양적 증가는 여성을 적극 채용하고 육성하겠다는 기업CEO들의 의지 표현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만든 155개의 전국 새로일하기지원센터 가운데 산업단지 내 기업의 근로환경 개선과 취업지원 역할을 부여받은 곳은 충북새일본부를 포함해 모두 5곳. 충북새일본부는 처음부터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했다.

"지속가능한 여성친화 환경을 만들려면 기업문화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기업환경개선 사업을 하고 인사담당자·중간관리자 워크숍을 하면서 네트워크를 강화했죠. 사업별로 담당자가 바뀌지 않도록 취업컨설턴트 한 명이 기업을 전담하도록 한 것도 전략이었습니다. 덕분에 기업의 신뢰는 깊어졌고, 변화는 빨랐죠."

지도 제작 7년, 기업문화 바꾸기 10년. 차별화된 취업 서비스는 정보의 양과 영역 확대를 넘어 충북지역 산업단지의 체질까지 바꾸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