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기대회에서 중국은 주체성을 살린다는 의미로 유니폼에 中國이라는 한자를 새기며, 일본이 그들의 본토발음을 살린 Nippon을 써 나가는 것과 달리 우리는 한국이나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걸지 않고 스스로 Korea를 쓴다고 「말 잘하려면 국어부터 잘하고 외국말 잘하려면 한국말부터 잘해라」의 저자 남영신씨가 책의 서두에서 꼬집었다. 우리말에 대해 얼마나 무신경한지 그리고 우리말에 대해 얼마나 자부심이 없는지를 지적한 것이다. 우리가 민족의 정신과 얼이 배어 있는 한국어를 외면한 채 외국어를 습득하는 데만 귀를 기울인다면 국제 사회에서 설 수 있는 우리의 자리는 점점 좁아질 것이다. 영어를 수십년 배운다 하더라도 세계인들 가운데 우리를 당당하게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한글도 채 깨우치지도 못한 세살배기 아이에게 무조건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지상주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늘 쓰는 우리말인데도 정확한 뜻을 모른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최근 문화관광부가 서울대 민현식 교수에게 의뢰해 국어사용 능력에 대한 예비조사를 실시한 결과, 어문규범 점수가 6년전에 비해 20점 정도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중긿고교생은 평균 31.26점, 대학생은 34.23점, 일반인은 29.81점을 받았으며 전체 평균은 29~34점으로 민교수가 지난 95년 비슷한 수준의 문제로 측정했을 때 평균점수 50~55점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충격적이면서도 안타까운 소식이다. 다시한번 우리말에 대한 관심과 애용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하고 싶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