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에서 닮은꼴 주장이 한창인 듯하다.
 민주당의 일부 대선예비주자들이 세계적으로 훌륭한 평가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국가지도자들을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비춰 일체화 하려는 것이다.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노무현 상임고문은 미국의 링컨 전 대통령을, 김근태 상임고문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를, 정동영 상임고문은 미국의 케네디 전 대통령을 모델링 하고 있다.
 이들은 머리 스타일등 모습이나 이력과 자신들이 내세우는 장점과 정치신념이 또한 비슷하다고 주장하며 서로가 자신들의 국가지도자 상(像)을 모델링 대상과의 닮은꼴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97년 대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추구했던 이인제 상임고문은 「세계속에서 우뚝서는 국가, 일자리 창출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으며 한화갑 상임고문은 김대중 대통령의 적통을 주장하며 「리틀 DJ」란 별명과 같이 김 대통령을 모델로 삼고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같은 모델링에 앞다툰 인기몰이는 겉모양일 뿐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구호가 CEO(최고경영자)대통령을 앞세운 추상적이고도 이상적인 장미빛으로만 일관되고 있어 어쩌면 역대 그 어느 대선후보나 대통령들과 그렇게도 닮은꼴인지 세월의 흐름을 잊게하고 있다.
 변해야 산다고 했는데 닮은꼴은 또 있다.
 옛날부터 우리들 만큼 청빈을 내세웠던 나라도 드물 것이다. 서당에서 하늘천(天) 따지(地)를 배우는 순간부터 「황금은 부상지물」. 곧 돈은 몸에 상처를 입히는 물건이라고 가르쳤다. 이 전통이 살아 격언도 있잖은가.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고.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베게를 베고 잠드는 것」을 선비의 참된 청빈한 생활이라 노래하며 벼슬을 버리고 시골 향리로 낙향하여 생활하는 것을 최고의 이상으로 삼았기에 옛날의 시조는 전원예찬 일변도 이었다.
 그러나 청빈한 삶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전원을 예찬했던 시조작가들 대부분이 실은 서울에 가서 벼슬살이를 하고 금의환향 하려고 애썼으며 때론 돈으로 관직을 사고 팔기도 했던 부패한 관료들이 많았다. 겉으로는 청빈한 삶을 노래 했지만 속으론 부와 권력을 향해 온갖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이다.
 겉으로는 인생과 세월이 덧없고 짧음을 노래 하면서도 속으론 「망아지를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는 생활신조였다. 즉 「겉다르고 속다르다」는 이중구조의 의식을 갖고 있었다. 양두구육 처럼.
 이는 의식구조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제도나 문화현상까지 이같은 이중구조 속에서 이루어져 가난을 예찬하고 재화를 죄악시한 것과는 달리 유교가 전성하던 조선시대 만큼 철저하게 부패한 관리들도 없었음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요즘 각종 「게이트」사건이나 속칭 검란(檢亂)의 소용돌이를 보면서 작금의 우리사회나 관료들이 어쩌면 그렇게도 조선시대 선비들의 이중구조 의식과 닮은꼴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직도 시공을 떠나 그나물에 그밥이기 때문인가.
 과거와 현재의 변하지 않은 닮은꼴에 국민들은 희망을 잃고 있다는 것을 위정자들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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