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연숙 청주시 상당보건소 지역보건팀장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 방지 문구가 적혀 있다. 2016.09.09(자료사진) / 뉴시스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 방지 문구가 적혀 있다. 2016.09.09(자료사진) / 뉴시스

OECD 국가 중 경제대국이자 복지 국가를 추구하는 우리나라가 13년째 자살률 세계 1위이다. 인구 10만 명 당 평균 자살률이 한국 25.6명으로, 자살 예방사업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세계적으로 자살은 1998년 세계 총 질병 부담의 1.8%에서 2020년에는 2.4%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러한 자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어느 때보다도 많은 대책을 내놓고 추진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다. 가장 손꼽히는 해외 사례는 1990년대에 세계에서 자살이 가장 높았던 핀란드가 마우노 코이비스토 대통령의 결단으로 자살자의 자살 예방 요인을 찾아 각종 대책을 추진해 자살을 2분의 1, 절반 이하로 줄인 것이다.

자살이 사망 원인의 상위를 점유하는 나라가 증가하고, 교통사고를 상위하는 나라도 있다. 그러나 자살자 중에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다. 자살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고, 연령별로 보면 중년기와 노년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인 연결을 상실했을 때 자살하는 사람이 많고, 더구나 자살하려는 사전에 자살에서의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을 밝혀지고 있다. 자살은 피암시성, 연쇄성이 있어 전염병처럼 연쇄적으로 같은 방법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기도 해 이것을 '군발 자살'이라고 한다. 미국은 이것을 공중위생상의 문제로 취급해 자살에 관한 언론 보도의 규제를 제정한다거나 자살할 경우에는 그 주변의 고위험성 집단을 파악해 빠른 속도로 지지집단체제를 정비 등의 대책을 강구하도록 돼 있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죽을 것을 주위에 예고한다고 한다. 또 10명 중 8명은 왜 자살을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힌다고 한다. 자살자들은 대부분 죽음을 결행하기 전에 "나 좀 도와줘"라는 신호를 주위에 보낸다. 자살 예방은 그 '침묵의 소리'를 제때, 제대로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자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의 관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자살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죽기 전에 "죽고 싶다"라는 흔한 표현에서부터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는 행동에 이르기까지 암묵적이든 구체적이든 자살 의도를 밝힌다. 이때 문제 자체를 해결해주지는 못할지라도 다정한 위로의 말 한 마디를 건네거나 마음을 열고 상대의 고충을 들어주면 벼랑 끝에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박연숙 청주시 상당보건소 지역보건팀장
박연숙 청주시 상당보건소 지역보건팀장

이제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과 예산이 뒷받침될 때 자살이 대폭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하나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국민과 정부, 시민단체, 관련 전문가와 자살예방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손을 잡고 자살예방을 위한 국가와 사회의 공동 노력을 촉진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알리는 활동을 열심히 하며 노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지나치게 행복과 성공하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생명은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우리 국가의 소중한 인적(人的) 자원이다. 지금 이 시간부터라도 내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격려의 말 한 마디를 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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