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도 쉴 틈이 없어요. 방학은 학교의 방학일 뿐, 학원은 방학이 없잖아요. 게임이라도 실컷하면 후련할텐데 엄마가 많이 못하게 해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아침 먹고 속셈학원이나 피아노학원 다녀와서 점심 먹고, 컴퓨터 게임을 한두시간 하다가 또 미술학원이나 영어학원 갔다가 저녁먹고, 텔레비전 보다가 자는 것이 하루 일과다. 방학 전과 비교해서 학교가 학원으로 바뀌었을뿐인 아이들. 그 뿐인가. 좀 더 열성적인 엄마들은 벌써부터 새 학년 문제집을 풀게하거나 과외수업을 받게 하고 있다. 이쯤되면 즐거운 방학이 아니라 지겨운 방학이 아닌가. 『방학이다』하며 환호성을 지르며 환하게 웃던 신문 속의 아이들의 얼굴에 지금도 그 미소가 살아있을까. 방학이란 말 그대로 공부에서 해방되는 것이어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요즘 아이들은 방에서 뒹굴뒹굴 하면서 책도 읽고 과자도 먹고 만화책도 보고 낮잠도 자고 친구들과 떠들고 놀고 공상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학습지를 하든가, 학원을 가든가, 숙제를 하든가 끊임없이 하루종일 무엇인가 바쁘게 움직인다. 방학을 방학답게 아이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는 어른들, 특히 엄마의 협조가 절실하다. 학교 교육과 사교육이 임무교대 하듯 학교에서 학원으로 옮겨가는 것은 아이들의 인생에, 또한 내적 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온 요즘, 방학을 빼앗긴 아이들은 또 밀린 일기, 현장학습 스크랩, 그림 그리기, 독후감 쓰기 등 밀린 방학숙제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이러다간 신나는 방학이란 어른들의 추억 속에서만 존재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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